행복이란 무엇일까?/ 손용상

2014.06.05 21:10

미주문협 웹도우미 조회 수:75



행복(幸福)이란 무엇일까? 행복ㅡ근대가 만들어준 단어들 중에 참 애매하면서도 너무나 포괄적으로 쓰이는 말 하나가 바로 ‘행복’이란 단어다. 하지만 한 학자의 분석에 의하면 지금 쓰이는 ‘Happiness’라는 영어가 번역되어 동아시아에 전파되기 이전에는 "복" (福)의 의미가 비교적 명확했다고 한다. 즉 ’행복‘은 유교의 오복 (五福)으로 ‘오래 부유하고 건강하게 살고, 덕을 베풀다가 편안한 죽음을 맞이한다(壽, 富, 康寧, 攸好德, 考終命)‘라는 소박한 것이었다는 것. 그러나 불가(佛家)에서는 세상이 고해 (苦海)라고 하여 원칙상 ’행복‘의 가능성을 부정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중생의 수많은 고통, 불행을 끝내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희생하고자 하는 보살상(菩薩像)에서 그 나름의 ’행복론‘이 대체되기도 했다. 말하자면 모두들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그 순간에는 진정한 의미의 어떤 행복이 얻어진다는 논리였다. 그러면 과연 행복이란 무엇인가. 단란한 가정에서 태어나서, 좋은 교육을 받고 자신이 원했던 꿈을 이룬 것이 행복일까. 또한 다른 사람보다 많은 연봉을 받으면서 넓고 좋은 집에서 사는 것이 행복일까. 아니면 특별하고도 많은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그것들이 자신의 경제적 미래를 밝게 해주는 것이 행복일까. 얼마 전 국내의 한 매체에서 고등학생들을 상대로 ‘행복의 조건’이 뭐냐고 설문을 했더니 약 절반 이상이 ‘돈’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요즘 청소년들의 삶의 가치관에 그냥 할 말이 없었다. 돈? 좋은 것이다. 그러나 부(富)를 비롯한 여러 욕망들은 행복을 위한 ‘필요조건’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필요조건이란 저것들이 있으면 다른 ‘어떤 것’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말한다. 여기서는 ‘돈’을 위시한 그 '어떤 것'이 행복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아무리 돈이 많아도, 또는 좋은 주변이나 좋은 직장을 가져도, 그리고 능력이 아무리 있어도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충분’치 못한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는 너무나 많다. 이유가 무엇일까. 원효 대사는 ‘행복‘이란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 했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화엄경(華嚴經)에서 따온 부처님 말씀중의 하나다. 그가 유학을 가는 도중, 길가의 작은 동굴과 같은 곳에서 잠을 자게 되었는데 잠결에 깨어 목이 말라 물을 찾으니 바가지에 담긴 물이 있어 그것을 매우 시원하게 마셨다고 한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니 그것은 파헤쳐진 무덤이었고 자신이 지난 밤 시원함을 느끼게 했던 그 물은 바로 해골에 고인 썩은 물이었다. 원효는 그 자리에서 구토를 했다. 간밤에 목이 말라 시원한 물을 찾았을 때는 그 물이 참으로 달콤하고 시원한 것이었는데 알고 보니 그것이 썩은 물이었다는 것은, 사람이 자신이 어떤 마음가짐을 갖느냐에 따라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어떻게 느끼고 또한 앞으로의 삶에서 어떤 토대를 삼을 수 있는지에 대한 가르침을 주기 때문에 그 깨달음, 바로 ‘행복하다고 생각하면 그것이 행복’이라는 얘기다. 이 얘기는 결국 행복의 시작은 자신이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는가를 살펴보는 것이다. 그것이 시작인 이유는 결국 이 삶을 살아가는 주체는 자기 자신인 것이며, 자신이 선택한 결과에 대한 책임 역시도 자신이 져야하는 것이고 또한 그 시작의 색깔을 정하는 것 역시 자신의 몫이기 때문이다. 한 번 더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행복은 우리가 끊임없이 추구해야 하는, 하늘의 별과 같은 것이다. 눈앞에 반짝이고 있는 것은 보이나 그것을 잡으려면 잡을 수 없고, 포기해도 항상 하늘 위에서 빛나고 있는 그런 것이 행복이다. 행복은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방치해 두어도 막 자라는 잡초처럼 쉽게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비록 잡초라 할지라도 아끼고 보살펴야 하는 것이며 또 상처가 났을 때 그 상처가 잘 아물도록 끊임없이 관리하고, 다른 이에게도 그런 상처가 나지 않도록 하는 노력하는 마음가짐ㅡ이것이 바로 행복의 시작이 아닐까. 모든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행복을 찾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행복이라는 것이 결국 자신과는 관련 없는 단어일지 모르지만, 그러나 지금 이 글을 읽는 모두가 찾는 ‘행복의 방법’을 자신에게도 적용해보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준다면, 당신은 지구보다 더 넓고 우주보다 더 광대한 행복의 숲을 가지게 될 것이다. 한 수필가는 ‘행복은 간절한 것을 찾아가는 과정ㅡ ’행복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예!‘라고 답하기 위해서는 결과가 아니라 단지 그 과정을 위해 지금도 애쓰고 있는 중이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