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연우-손톱
2018.03.01 02:54
손톱
서연우
상앗빛 필름 조각을 깎는다
십란성 초승달이 태어났다
탯줄도 울음도 없이 잘려 나와 아무렇게나 누었다
말라붙은 양수 같은
형광 아래에서 자꾸만 눈이 감긴다
모래 밥을 벌기위한
노동자의 은삽 이었을 대를
크레용 투성이인
그 어린 아이의 것이었을 때를
검은 곰의 투박한 몸부림에 박힌
도끼날이었을 수도
홍등 아래 기나긴 터널 속에서
반짝이던 시간도
어둠 속에 비춰본다
상아빛 초승달이 떠오른다
밤이 또한 밤을 밀어내고 있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64 | 곽설리-수련은 | 미주문협 | 2021.02.01 | 52 |
463 | 눈-최경희 | 미주문협 | 2021.01.19 | 41 |
462 | 정국희-일상의 길목 | 미주문협 | 2021.01.04 | 68 |
461 | 손명세-거리두기 | 미주문협 | 2020.12.20 | 54 |
460 | 김동찬-나무 | 미주문협 | 2020.12.02 | 69 |
459 | 조춘-바위의 침묵 | 미주문협 | 2020.11.16 | 164 |
458 | 이성렬-종달새 | 미주문협 | 2020.11.02 | 86 |
457 | 송인자-싱싱한 언어를 찾아서 | 미주문협 | 2020.10.16 | 60 |
456 | 류미야-잠든배 | 미주문협 | 2020.10.02 | 65 |
455 | 웃음회식-류병숙 | 미주문협 | 2020.09.16 | 61 |
454 | 김호길-하루에 시 한편 | 미주문협 | 2020.09.04 | 72 |
453 | 성백군-숨막히는 거리 | 미주문협 | 2020.08.20 | 60 |
452 | 박영숙영-창안과 창밖 | 미주문협 | 2020.08.03 | 41 |
451 | 김원각-글 쓸 때가 더 기쁘다 | 미주문협 | 2020.07.15 | 84 |
450 | 이창범-연어의 강 | 미주문협 | 2020.07.02 | 42 |
449 | 한혜영-큰소리 뻥뻥 | 미주문협 | 2020.06.16 | 61 |
448 | 홍순복-수제비 | 미주문협 | 2020.05.30 | 74 |
447 | 이신우-신전 | 미주문협 | 2020.05.01 | 73 |
446 | 김호길-사막시편 | 미주문협 | 2020.04.17 | 60 |
445 | 손명세-눈색이꽃 | 미주문협 | 2020.04.02 | 25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