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달, 빛과 그림자 주검과 생명, 저승과 이승 사이 선택의 스위치는 어디 있을까 숨겨진 비밀을 찾고 있는 사람들 무엇에 홀려 열심으로 쫓기고 쫓다가 눈앞 흐려지고 다리 힘 헐렁하여 주저앉고 싶을 때 쯤 이명일가 전화벨 소리는 자주 울리는데 수화기 급히 집어 들면 잡지 못한 목소리 사라진 막막한 허허 공속으로 빨려가다 누구일가 올리고 내리는 스위치는 없으셔도 속눈썹 깊은 곳 눈빛 가늘게 한 번 치켜드시면 세상은 비틀거리고 우주 밖의 우주를 우주 속 무질서의 아골 골짜기를 펼쳐 보이시는 이 노하기를 더디 하시며 평탄케 하시며 생명을 미쁘게 보시고 귀하다 여기시는 이 그 크신 품속에서 잠들고 싶은 티끌보다 작은 나를 계속 부르는 소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