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 / 이주희
2012.08.20 10:36
열망의 시선은 오로지 당신
아차 순간에 사라질지 모릅니다
제가 가진 날개는 작고 초라해
날갯짓이 힘들어 잉잉대며 날겠지요
방향을 몰라 돌아가더라도
어서 오라 팔 벌려 부추김 마세요
설령 가는 길을 잃어도 빗나갔나
염려도 하지 마세요
쌓인 그리움이 무거워져 당신을 만나기 전
추락할지 모릅니다
시간을 발라내던 촉각이 아프도록
심장을 찔러댈지 모릅니다
너무나 미약한 코끝에 숨결
멈춰버린 순간이 이별일지 모릅니다
차마 두 눈 뜨고 볼 수 없어서
한 눈 감고 아득히 바라보며 보냈지요
작은 여행의 종점에서 낯설어
고개를 돌려버려도 걱정하지 마세요
설령 후회가 머물러 있어도
시위를 떨며 울지도 마세요
당신을 박차고 떠날 때부터
다시 돌아가지 못할 것을 알았습니다
다정히 보듬어 주던 손끝으로
냉정히 등 떠다미신 것도 알았습니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25 | 이선자-바위 | 미주문협 | 2019.06.01 | 73 |
424 | 안서영-야생화 들녘 | 미주문협 | 2019.05.16 | 70 |
423 | 조옥동-속셈 | 미주문협 | 2019.05.03 | 123 |
422 | 류명수-흙으로 만나다 | 미주문협 | 2019.04.17 | 62 |
421 | 오연희-박제의 시간 | 미주문협 | 2019.04.01 | 99 |
420 | 현원영-인생길 | 미주문협 | 2019.03.14 | 98 |
419 | 전희진-노인 | 미주문협 | 2019.03.01 | 92 |
418 | 이일초-식탁에 샘이 있다 | 미주문협 | 2019.02.19 | 83 |
417 | 안규복-작대기 하나 내리긋고 | 미주문협 | 2019.01.28 | 79 |
416 | 친구-김병현 | 미주문협 | 2019.01.19 | 74 |
415 | 최혜령-반세기를 넘은 화해 | 미주문협 | 2019.01.06 | 77 |
414 | 정용진-여백(餘白) | 미주문협 | 2018.12.30 | 66 |
413 | 고현혜-무엇을 노래하든 | 미주문협 | 2018.12.20 | 97 |
412 | 장정자 시인-자카란타여! | 미주문협 | 2018.12.01 | 119 |
411 | 최용완-숨소리 | 미주문협 | 2018.11.15 | 65 |
410 | 신현숙-가을 하늘에서 만나는 것 | 미주문협 | 2018.10.30 | 436 |
409 | 이윤홍-감나무 [1] | 미주문협 | 2018.10.17 | 538 |
408 | 미주문학상 당선작-분수 | 미주문협 | 2018.10.01 | 124 |
407 | 박복수-우쿠렐레 | 미주문협 | 2018.09.16 | 73 |
406 | 이일영-벼랑의 소나무 | 미주문협 | 2018.08.31 | 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