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랑잎의 여망 (餘望) / 이용애

2010.12.28 06:17

미문이 조회 수:533 추천:7

바람은 나를 어디로 몰고 가고 있는걸까 젖은 길바닥위에 뒹구는 내게는 어떤 내일이 찾아오고 있을까 내가 가는 그 곳에도 하늘엔 새 떼가 날아다니고 밤이면 초승달이 나뭇가지에 걸려 있을까 키 작은 들꽃들의 행복한 웃음소리와 바람에 춤추는 풀잎의 속삭임도 들리는 곳일까 내가 어설피 작별을 고한 가랑잎들도 그 곳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바싹 마르고 일그러진 지금의 내 모습이 아닌 내가 나무에 달려 있을 때 당당하고 또렷했던 모습을 누군가 기억 할 수 있을까 아니, 나는 소망 한다 긴 꿈속에서 깨어난 양 어느 날 다시 파릇한 새순으로 돋아나 눈부신 햇살과 만날 수 있기를 내가 늘 속에만 담아 두었던 아주 소중하고 작은 일들을 망설 임 없이 해 낼 수 있기를 그래서 마음을 열고 한껏 팔랑일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