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구릉 / 이주희

2011.10.12 05:17

관리자_미문이 조회 수:235 추천:7

바람이여 그 어딘가 벌판에 떨어뜨려다오 나 모래알 하나로 가 얹히리라 쌓여 있는 그들이 침묵하듯 부서진 뼈들에 섞여 세어도 끝없는 별들을 헤아리고 뙤약볕 아래 묻혀가는 무한의 모래들을 지켜볼 거야 한 오백 년쯤이야 후딱 지나겠지 생애 마침표로 와 묻히는 사연은 저 떠난 곳으론 돌아갈 수 없어 그림자 그려놓고 사라지는 신기루 같은 것인지도 몰라 허물린 둔덕에도 여우는 굴을 파고 전갈자리 짝 찾아가는 능선 너머 하염없이 마냥 앞서 가는 저어 긴 긴 세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