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피 꽃, 아름다운 / 김영교

2010.08.10 08:13

미문이 조회 수:799 추천:8

파피 꽃 아름다운 마을에 식당하는 시인친구 살고있다 오른 팔을 다친 장기 장애인을 매일 새벽이면 만나주는 멕도날드씨 2시간 왼손으로 시를 쓰고 나머지 하루 22시간 온 몸으로 인생을 쓰는 시인을 바라본다 시를 되씹고 힘줄처럼 질긴 불경기를 씹다 그만 덜컥거리는 이빨 치통을 겪지만 사람냄새 나는 시인다운 시인 있어 위로 한 가닥 바람에 나부낀다 어깨가 으스러지도록 일을 해도 식당문 들어서는 발길 뜸해 답답한 가슴 핏방울 시(詩)가 뚝뚝 떨어지고 있다 그가 살아가는 힘 대나무 밭의 바람 아! 시통(詩痛)임에야... 남아있는 왼팔을 막내딸처럼 사랑하며 어루만지는 마음 물밀듯 밀려와 이웃 들꽃마저 글썽이게 만든다. 세월 속에 숙성된 시어들, 그 힘으로 지붕을 떠받히는 폭우 쏟아지는 늦은 밤, 불 밝히고 기다리는 고향집 아침햇살 퍼지는 창살, 문풍지 다정한 낮은 미소의 문을 달고 따뜻한 아랫목, 아늑한 쉼이 있는 사랑의 집 한 체 시집(詩集)을 짓자, 친구여 이민 언덕에 파피 꽃 아름다운 시집을 짓자, 친구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