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꾼다, 겨울 들판에서 / 김희주

2010.08.19 05:48

미문이 조회 수:792 추천:1

저 멀리 빅베어 산등성이엔 은총의 손 하얗게 덮여 있고 가끔은 매서운 칼바람에 돌배 꽃잎이 흩날린다 벌거벗은 감나무 가지에 걸린 입춘이 턱걸이 하느라 끙끙대는 소리 깜깜한 땅 속에선 하이얀 혈맥이 헐떡이며 땅의 심장을 건드린다 실눈 뜨고 고개 내민 야들야들한 쑥의 몸짓, 언젠가는 아득한 동굴 속에서 매운 마늘을 만나 동침하고 또 다른 여자로 태어나고 싶은 꿈 들썩인다 땅과 몸과 꿈이 아직도 들판은 하얀 겨울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