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이 있는 밤 / 구자애

2012.01.17 11:00

관리자_미문이 조회 수:70 추천:1

기도처럼 엄숙한 겨울이 성전을 향해 뻗어 있고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노래 언 땅을 적시면 막혔던 출구가 비상구처럼 열리기도 하는 곳이라네요 누워있는 슬픔도 깨금발로 서 있는 츄리가 한숨처럼 불빛을 토해내면 무르춤한 내일이 눈물처럼 반짝이기도 하는 곳이라네요 천정이 바닥을 끌어안고 포도나무가 가시나무를 토닥이며 구석이 모서리를 밀어내지 않는 찾고 찾으시는 순하고 따스한 곳이라네요 아름아름 짚어가는 어두운 길에 거룩한 당신 언뜻 보이고 평생 뒤척이던 밤도 하이얀 소리 베고 누우면 곤히 잠들 수 있는 곳이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