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환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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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브라보씨와 오페라 외 4편

2021.09.05 04:35

정종환 조회 수:75

 

브라보씨와 오페라

 

카네기 홀 

한 번 가본 적 없이

극장,

time square,

소호 거리,

New York 빌딩 숲을 꾸미고

매일 매일

20개 스트릿, 아스팔트길을 걸었다

40년 동안

창문 하나 없는

빨간 벽돌 감옥 방 문,

열쇠 없는

손때 절은 손잡이를 돌렸다

나이들 수록

가정이 산산조각 나고

건강은 파괴되어서

갈 곳 없어진 브라보씨

그러던 어느 날

이곳까지 흘러왔다

가장 값 비싼 아파트의 가장  값 싼 세상

반 지하 안식처로 쫓겨 왔다

만국의 이민자와 같은

브라보씨

오늘

난생처음 만난 오페라 아이-다 아리아

"침수"는 그의 외침 "살려 달라" 

삼켰다. 거센 물결 위로 떠가는

꿈에 그리던 고급 승용차 H.L.F와 함께

 

브라보씨는 영면으로 빠져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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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책갈피

 

 

아침 인사

눈길 마주치지 않고,

내민 손

건네는 말 한마디에도

응답하지 않은 채,

일거리만 던져주며

내리는 명령으로

하루하루를 분노하며 보내던

어느

사진이 필요해졌다

좋은 일에 쓰려는

증명사진

사진가는 한번에

오케이 사인 주었다

예전과 달리

자연스런 인상은 사진가를 만족시켰다

시간 ,

즐거운 마음으로 사진관에 들려

얼굴을 보는 순간,

나의 인상 그의 인상

 

 

똑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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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의 부탁

 

잊지 말아라

어젯 밤 잠이 들 때

창 밖 숲과

태양이 뜰 때

빛날 오늘 아침을

그러나 무엇보다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조금 있다

만날 거리의 사람들을

너를 애타게 부르는

목소리를 들어라

너를 애타게 기다리는

모습을 보아라

시간이 좀 지나면

네가 그 자리에 있으리라

그리고 꼭 잊어야  할 것이 

또 하나 있다

 

시간이 끝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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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낙엽들 속 꽃잎

하나 보았다

 

붉은 바다 위

하얀 잔 물결이었다

 

노인의 웃음,

어린아이 눈빛으로

 

빛났다. 내일 아침

네가 문을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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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안을 위하여

 

 

겨울이 왔다

얼어붙은 길로

발걸음 덜컹 거린다

무릎까지 쌓인

눈 치우느라

바쁘다. 집에 갇힌 사람들

겨울나려고

장작을 팬다. 도끼날이

중심으로 파고 들어가는

속력과 정확함으로

시도 쓰자. 벽난로에서 불이 된

장작처럼

가슴을 뜨겁게 해야지

 

반복을 싫증내지 않는

 

너의 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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