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환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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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차로 20분 정도 달려서

자주 찾는 가게,

브루노 피자

오늘,

가게 문을 열자

두 남자 분주하게 오간다

뚱뚱한 몸무게를

마치 솜털 춤처럼

놀라운 목소리,

머리 끝에서 귀밑까지

머리카락이 없는

한 남자에게 속삭인다

"이 사람 자주 옵니다

그러나 기억하세요.

베지 1조각만 시킵니다.

오늘, 두 조각?"

아무리 협박해도

"1 조각"

어떻게 저렇게 가르칠 수 있을까?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두 남자를 번갈아

몇 분 정도 바라보자

쌍둥이 같아 보인다

계산대 앞에 서서

"저 사람, 아버지?"

빛나는 사람, 말이 끝나자마자

"나의 아들, 닮았지?"
백만불 인사로 

향기로운 이탈리아 피자를

건네준다.

 

배고픔은 그리움만큼 강하지 않다.

.......................................................................................................

나의 인생

 

저녁 때가 되자

배가 고파서 책장을 덮었다

2000원 확인하고

문을 나서자

술과 마약에 취한

한 중년 남자;

면도하지 않은 얼굴,

헝클어진 머리카락들,

냄새나는 옷을

가을 바람에 날리며

내게로 쓰러질 듯 다가오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반대편으로 몸을 돌리며 사라졌다

여러 생각들을 하면서

몇 블럭을 지나

단골 반찬집 문을 열고 들어갔다

신장개업 플랭카드를 일년째 걸고 있지만

주인 얼굴은 항상 밝지 않다

"잡곡밥 2개만 주세요."

말이 끝나자 1초전 웃던 얼굴이

무표정 날카로운 눈빛으로

"네." 계산이 끝나자

나를 바라보지도 않고 신용카드를 던졌다

그래도 공손하게 인사를 하고

나왔다

 

인사를 해야할 사람에게는 안하고

안해도 될 사람에게는 인사하고

다닌다.

...........................................

우문현답愚問賢答

 

"안녕하세요. 무낙無樂 동네 입니다.

소중한 원고 믿고 보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선생님께서 이 시편들을 보고,

다듬기 위해 보낸 막막하고

외로운 시간들을 떠올리며

정성을 다해 검토를 했습니다만

선생님 원고의 개성이

저희가 생각하는 방향과는

조금 다른 것 같아

아무래도 출판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시를 향한 선생님의 노력과 애정을

더 깊이 살피지 못한 것 같아

참으로 송구한 마음을 전합니다.

이번에는 출간의 인연으로 이어지지는 못하였지만

다음에 더 좋은 원고로

꼭 다시 뵙기 바랍니다.

문운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무낙無樂 동네 편집부 드림

 

서로 다른 투고자들에게

전달된 동일한

이메일.

 

추신: 얼마나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범죄를 복사해서 보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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