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21 17:31
나는 내 인생을 내가
만들었다고 믿었다
수십년 살았다. 수백년 살 것처럼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내 능력의 역사 뿐이었다
그런 역사 책 뒷 표지
끝 모서리 바코드에서 찾았다. 기산 고모할머니.
언제나 웃으셨고, 따뜻한 손길로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지금 눈물이 흐르고 있다.
결혼을 앞 둔 어느 날, 중환자실에서
약혼자의 손을 잡고, 눈을 맞추며
"참, 아름답구나." 그리고 떠나셨다.
수십년 지났다
어머니는 내게 말했다
"너를 기른 것은 내가 아니라
고모할머니다. 네 뒤도 손으로 닦았다.
네가 아플 것 같다고."
그런데도 한번도, 하나도 그 사랑이
기억나지 않는다
남아 있지 않다
기억할 수 없는 사랑,
회상할 수 없는 사랑,
무조건적인 사랑은 그래서
죽지 않고, 살아남아
호흡이 되었다.
--"스완네 집쪽으로" 조금 읽다가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7 | Lincoln Park | 정종환 | 2022.06.23 | 237 |
26 | dementia | 정종환 | 2022.08.11 | 240 |
25 | 사진책갈피 [4] | 정종환 | 2021.07.24 | 277 |
24 | philsong 63 | 정종환 | 2022.07.22 | 305 |
23 | AP(Allpoetry) 한 콘테스트 우승 작품입니다 | 정종환 | 2022.06.13 | 318 |
» | (무조건적인) 사랑 | 정종환 | 2021.12.21 | 340 |
21 | foolishness | 정종환 | 2022.08.06 | 397 |
20 | 시인 1 [2] | 정종환 | 2021.03.17 | 398 |
19 | moon, toast and frying pan | 정종환 | 2022.07.16 | 414 |
18 | Diary 9 | 정종환 | 2022.10.13 | 426 |
17 | 손톱 [3] | 정종환 | 2021.03.17 | 455 |
16 | Happy Birth Day | 정종환 | 2022.12.20 | 521 |
15 | Vinyl wooden umbrella | 정종환 | 2022.03.31 | 549 |
14 | philsong 110 | 정종환 | 2022.09.22 | 605 |
13 | What shall happen? | 정종환 | 2022.03.14 | 759 |
12 | Engineer and Inventor | 정종환 | 2023.08.22 | 762 |
11 | chat | 정종환 | 2022.09.09 | 933 |
10 | How to love your wife | 정종환 | 2022.11.01 | 1039 |
9 | Right! | 정종환 | 2022.10.01 | 1066 |
8 | How | 정종환 | 2022.05.07 | 109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