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21 17:31
나는 내 인생을 내가
만들었다고 믿었다
수십년 살았다. 수백년 살 것처럼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내 능력의 역사 뿐이었다
그런 역사 책 뒷 표지
끝 모서리 바코드에서 찾았다. 기산 고모할머니.
언제나 웃으셨고, 따뜻한 손길로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지금 눈물이 흐르고 있다.
결혼을 앞 둔 어느 날, 중환자실에서
약혼자의 손을 잡고, 눈을 맞추며
"참, 아름답구나." 그리고 떠나셨다.
수십년 지났다
어머니는 내게 말했다
"너를 기른 것은 내가 아니라
고모할머니다. 네 뒤도 손으로 닦았다.
네가 아플 것 같다고."
그런데도 한번도, 하나도 그 사랑이
기억나지 않는다
남아 있지 않다
기억할 수 없는 사랑,
회상할 수 없는 사랑,
무조건적인 사랑은 그래서
죽지 않고, 살아남아
호흡이 되었다.
--"스완네 집쪽으로" 조금 읽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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