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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로봇 애인

2019.02.23 13:13

라만섭 조회 수:32

로봇 애인

 

빠르게 진화하는 인공 지능은 사람들의 삶의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종래 인간에 의해서 행해지던 갖가지 일들이 인공 지능으로 대체되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드론과 로봇 그리고 컴퓨터 등이 그 좋은 예가 된다고 하겠다. 여러 분야에 걸쳐 그 중독 도는 깊어 가는데 개중에는 좀 민망한 경우도 있는 것을 본다.

 

인간과 로봇의 신체적 차이는 언젠가는 없어질 것이라고 내다보는 견해가 있다. 과학 기술이 끊임없이 진화를 거듭해 가다 보면, 언제인가는 지금보다 훨씬 월등한 정신적 신체적 능력을 가진 포스트휴먼(Post-Human)의 출현이 가능 하다고 보는 것이다. 전기 자극에 의하여, 뇌의 신경 신호가 컴퓨터 칩이 심어진 신체 부분에 자유롭게 전달되는 것을 말한다. 뇌에 칩을 이식하는 이른바 뇌 임플란트도 가능하게 돼, 인간의 뇌와 인공 지능이 결합되는 하이브리드 두뇌가 탄생한다는 말이다. 인간의 뇌와 컴퓨터가 결합된 형태의 인공 지능의 개발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기계에는 영혼이 있을 수 없다고 보는 것이 종교적 견해라고 한다면, 종래 영혼의 영역이라고 믿어온 감정, 의식, 감성 등의 실체도 알고 보면 육체와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순수 과학의 입장 이다. 단지 뇌의 화학 작용일 뿐이라고 해석한다. 사람의 뇌를 로봇에 이식한다면 그것은 사람일까 로봇 일까. 만약 몸속에 영혼이 깃들어 있다면, 그 것은 인간과 같은 고등 생명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뇌사한 사람(A)의 신체에 심장이 멈춘 사람(B)의 뇌를 이식 한다면, 그 사람은 A가 될까 B가 될까. 인간 신체의 일부가 로봇으로 대체될 때의 경우처럼, 인간과 로봇의 구분이 애매해 질 때가 현실로 다가 오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캐나다 토론토에 이색적인 접객 업소가 등장 했다. 매춘부 대신 섹스 로봇 을 빌려 주는 이 성매매 업소는 고객의 큰 호응 아래 현재 성업 중에 있다는 소식이다. 빌리는 값은 30분에 60달라 쯤 된다고 한다. 독일과 프랑스에서도 비슷한 업종이 성황을 이룬다는 소식이다. 성욕 해소의 수단으로 인형이 이용되는 사례는 오래 전 부터 있어온 일이다. 그 당시의 인형은 단지 실물 크기의 인체를 모조한 무표정 무감각한 실리콘 덩어리의 장난감에 불과 했으나, 오늘날의 로봇 인형은 인공 지능 기술이 장착된 것으로 고객과의 대화는 물론 다양한 반응을 보이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계속된 진화 과정 끝에 로봇 인형이 언젠가는 인간을 넘어서는 경지에 이룰 것으로 내다보는 사람도 있다. 로봇이 실제로 감성을 지닌 사람처럼 느끼고 행동한다면, 로봇도 충분히 사랑의 대상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하지만 인간이 로봇과 사랑을 나누는 일이 실제로 가능한 일이며 거기에 윤리 도덕적인 문제는 없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로봇에 대한 폭력이나 학대 행위가 있다면 이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 것인지 즉 영혼을 가진 로봇 인형을 하나의 인격체로 다루어야 할 것인지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섹스 로봇의 대중화가 실제로 이루어진다고 전제할 때, 결혼 기피 또는 저 출산 문제 등이 현실 사회 문제로 떠오를 수도 있을 것으로 내 다 보인다.

 

한편 섹스 로봇이 장차 시장화 된다고 가정할 경우,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성범죄나 각종 성폭행 문제가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도 있지 않을는지. 또한 장기간 이성 접촉이 없는 원양 어선 선원들이나, 사정상 파트너와의 신체 접촉이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성적 욕구를 해소하는 출구가 될 수도 있지 않을는지. 혹은 파트너 없는 외톨이들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수단이 될 수도 있지 않을는지 등등을 상정해 볼 수도 있겠다. 대체적으로 보아, 유럽에 비하여 비교적 보수성향을 띄고 있는 미국인들의 인식 체계는 이 같은 성문제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섹스 로봇 업종이 미국 시장에 진출 했다는 소식은, 아직 듣지 못했다. 하지만 점차 높아지는 파고를 끝까지 막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나이 듦의 축복(?)이라고나 할까 나 같은 사람의 개인적 입장에서 보면 한낱 기우에 그치는 일이 되겠지만, 사회 전체의 견지에서 말할 때에는 그저 간과하고 지나칠 일이 아닌 것으로 안다.

 

이른바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하나의 파생적 부산물로 생겨난 섹스 로봇은, 종래의 생활 양식에 질적 변화를 가져오는 또 다른 혁신적인 현상이라고 하겠다. 이런 관점에서 앞으로 섹스 로봇이 사회 전반에 끼칠 부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면을 놓고, 지역 공동체가 지혜를 모아 이에 대처해 나갈 방안에 대하여 진지하게 검토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201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