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만섭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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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구우한담

2018.03.25 13:16

라만섭 조회 수:6

구우한담(九友閑談)---외로움과의 조화를 떠올리며

  세상 살아가는 방식도 사람 마다 다른 것을 본다. 어떻게 살다가 가든 간에 중요한 것은 사는 동안 주위 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 가는  마음가짐이 중요 하다고 생각한다. 인생의 성공 여부를 논함에 있어서 무엇을 얼마만큼 성취하였는가 잣대로 것이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극복하고 조화를 이루었는가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한국의 어느 대중가요 가사에서도 보듯이 인생이란, 하늘에 구름 흘러가듯하는 나그네 길과  비슷하지 않나 싶다.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과도 같은 인생길에, 아예  정일랑,  미련일랑  두지 않을 있으면 좋으련만.

동안 매일 오후가 되면 습관처럼 찾아갔던 파세오델마(Paseo  Del  Mar) 이상 가지 않게 됐다. 무슨 행사 때문인지 꽤나 분주하던 어느 주말에 있었던 자동차 접촉 사고는, 후에 곳을 기피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 아담하고 아름다운 동네  공원인 인근의 애버릴팍(Averil Park)으로 장소를 옮겼다.  무엇보다도 주차 공간이 마음에 들었다. 재처리된 (Recycling Wate) 운영되는 인공 폭포와 앞으로 길게  늘어진 호수에는  쌍의  백조가 수많은 오리떼,  거위들과 함께 서식 하고 있다.  때때로 거북이도  눈에  뜨인다.  가끔 어디서 날아 오는지  두루미(Crane   일종)  방문해  분위기를  더해주고  있다.  주변의 나무를 오르락 내리락 분주히 오가는  다람쥐들은 그곳의  빼놓을수 없는  영주권자이다.  온갖 야생화가 줄비하고 수목이 울창한 공원산책길을  걷노라면 마치 산람욕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따뜻한 햇볕아래 물소리, 바람 소리를 귓전에 들으며  여러가지 이름 모를  꽃과 나무들  그리고  다람쥐들을  벗삼아 걷다 보면 자연속에 파묻힌채 안에서 화를 이루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된다. 윌리엄 워즈워드(William Wordsworth) 시라도 한번 읽어 보고 싶은 충동이 인다.    

전에 입적한 한국의 법정 스님이 남긴 말이 생각 난다.   요지는 대충 아래와 같다.  사람의  가치를  결정 짓는 것은  사회적 지위나  명예  또는 부가  아니라  그자신이 영혼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 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사람은 본질적으로 홀로 일수 밖에  없는  존재이다,  그러나    홀로  일수 밖에  없는  타고난  외로움을  영혼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  나가는가  하는 것이 문제 이다.  삶에는  순간 순간이  있을뿐  영원한 것은  없다.  제행무상(諸行無常)  모두가  한때 일뿐. 한때를 최선을  다하여  살수  있어야  되겠다.  그리고 지금이 바로 때이지,  때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무심으로 돌아 가는 것이다.  마치 은하계(Galaxy) 우주에서 차지 하는  공간은  전체 우주 공간의  고작  1억분지 (億分之一 ) 불과 하듯이, 우주 공간은  텅빈 진공 상태인 사실을  연상 하게  된다.  이것이 자연 것이다.  원래 우리의 마음은 어린애의 그것과 같이 비어 있어야 한다.  마음이 무엇인가로 있다는 것은,  만큼  자연의  섭리에  어긋나는 일이 되는  것이다.

우리에게 알려진 옛시조 수를 떠올린다.    벗이 몇이나 하니 수석(水石) 송죽 (松竹)이라,    동산에     오르니    더욱  반갑고야,   두어라    다섯  밖에    더하여  무엇  하리  이조 시대의  선비요  학자인  윤선도(尹善道) 유명한 오우가(五友歌) 이다.  산절로  수절로  자연 한거(自然閑居) 읊은 시조는 그가 , ,  소나무,  대나무,  그리고    삼아,  외로움과의  조화를  꾀하며  노래   것이다.  맑고 깨끗한 그의 마음이 잔잔한 여운을 남기며, 우리로 하여금  자연과  인생 대하여  생각하게 해주는  노래이다.  그런데 이를 어쩌나 !   무엄 하게도 그를 흉내 낸답시고, 하늘과 산과 바다 그리고 따스한  햇볕을   거기에 더하여  구우한가(九友閑歌)라고 이름 붙여 불러 보는  무례를  저질렀으니. 

삼가 윤선비께 용서를 빌면서, 이왕 내친 김에, 책과 () 그리고 음악까지 곁들여 진다면 금상첨화가 되지 않을까 하고 상상의 날개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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