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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은 어떤 신앙을 가지고 있을까

2018.03.30 03:59

라만섭 조회 수:7

외계인은 어떤 신앙을 가지고 있을까

 

일련의 우주과학자들이 1990년대 중반에 태양계 밖에도 우리의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지닌 행성이 존재 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기에 이르렀다. 현재까지 밝혀진 바로는 대략 1,000여개 쯤 되는데 4,000개 정도가 더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NASA는 최근에 환경 조건이 지구와 매우 비슷한 케플러(Kepler)라는 행성(Kepler)을 발견하고 잔뜩 들뜬 분위기에 있다. 케풀러는 지구에서 약1,400광년 되는 거리에서 발견 되었다 한다. 이로써 태양계 밖에는 우리와 비슷한 지능을 가진 생물(외계인)이 존재할 가능성이 훨씬 커졌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의 관심을 끄는 대목은 우주의 어딘가에 있을 그 외계인이 우리와 유사한 가치 체계(신앙)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개연성 이다. 이는 그 자체로 우리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한 것이다.

 

과학과 신학은 진리를 추구 하는 목적론에서는 일치하지만 방법론에서는 전혀 다른 아프로취를 취하고 있다. 16세기 코페루니쿠스의 지동설은 중세인들의 세계관을 뒤집어 놓았다. 지구가 우주의 중심에 있으며 태양이 지구를 중심으로 돌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던 그들에게는, 천지개벽과 같은 일대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교회의 권위는 땅에 떨어졌고 온 세상이 출렁 거렸다. 그 후 현실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학에서 배울 수밖에 없음을 오늘의 교회는 알고 있다. 로마 교황청에서도 과거의 질곡에서 탈피하여 공식적으로 진화론을 인정 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 됐다. 지금 인류는 우주를 여행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과학은 나날이 발전하는데 우물 안의 개구리 식으로 종래의 시대착오적인 가설을 고집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억지 권위만으로 진실을 외면할 수는 없다. 신학도 진실을 보려고 애쓰는 학문임에는 틀림없다. 그리고 자연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하여서는 과학의 힘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다. 자연에 대한 대부분의 믿을만한 지식은 과학자들이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학이 수많은 우주의 불가사의를 다 설명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이고 있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더군다나 과학은 당면하는 우리의 정신적 도덕적 문제 해결 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자신의 신앙만이 옳다고 믿는 근본주의자들(Fundamentalists)은 진부한 도그마에 빠져서 과학적 세계관에 대하여 적대적인 태도를 보인다. 그들은 진화론을 배격하면서도, 여타의 생물학적 지식이나 혜택은 받아들이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 마치 책임과 의무는 외면하면서 권리와 자유는 챙기려는 자기중심적인 태도와 다를 바 없다 하겠다. 그들은 대화를 거부하고 진정한 진리 탐구의 문을 닫아 버린 사람들이라 하겠다. 오로지 나의 신을 통해서만 구원을 얻을 수 있다는 꿈같은 약속을 다른 사람들에게 고집하는 한, 과학이 설 자리는 좁아진다. 신이 창조했다는 이 세상은, 신의 영광이 넘쳐나는 세상이 아님은 자명한 일이다. 그런대로 살만한 곳이기는 하지만 지상 낙원은 아닌 것 같다. 문제는 종교가 이세상의 고통에 대하여 만족할 만한 답을 줄 수 없는 데에 있다.

 

만약 내가 지구에서 믿는 종교만이 유일한 진리라고 가정 한다면, 우주의 다른 행성에 있는 외계인들에게도 같은 진리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공평하다고 하겠다. 외계인들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고, 또 어떤 신앙을 가지고 있을지 그들을 직접 만나기 전에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다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그들도 우리처럼 자연세계와 정신세계의 여러 가지 도전에 직면하여 보편적 진리를 추구하는 존재 일 것 이라는 점이다. 그들도 우리와 같은 신앙체계를 가지고 있을까. 그저 모를 뿐 각자의 상상에 맡기는 도리 밖에 없겠다.

 

무언가를 믿는다는 마음의 행위는 같지만 거기에 이르는 경로는 다를 수 있다. 과학적 가설은, 충분한 증거로 뒷받침되는 여러 번의 검증과정을 거쳐 비로소 일단 믿을만한 이론으로 인정받게 되거니와 그 후에도 끊임없는 과학적 도전과 비판에 노정되고 있다. 철저한 논리적 선택의 결과이다.

 

그와는 달리 종교적 믿음은 직관적인 결단에 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많은 경우에 감성의 영향을 짙게 받는다. 산 정상에 이르는 길이 다양 할 수 있듯이 사람에 따라 목적지에 다다르기 위한 행로 또한 다를 수 있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우면서도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이는 우주의 외계인 에게도 똑같이 적용 될 수 있는 원리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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