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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단순한 것이 좋다

2018.01.22 13:19

라만섭 조회 수:78

단순한 것이 좋다.

 

가능 하면 복잡한 생각일랑 접어두고 살고 싶다. 부족 하면 부족 한 대로, 있는 그대로 만족 하며 살고자 한다. 행복(만족)의 척도는 주관적인 것이기 때문에, 하나로 된 객관적인 기준을 제시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욕심을 버린다는 것은 불필요한 것을 최대한으로 줄이고 필요한 것만 가진다는 것이다. 많이 가지고도 항상 만족하지 못한다면, 적게 가지고도 만족함만 못하다고 하겠다.

 

디지털 시대의 기술 혁명이 한편으로는 우리의 일상생활에 편리함을 선사 해주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적지 않은 부작용도 함께 초래 하는 것을 보게 된다. 사실 삶의 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는 복잡 하지 않은 단순함 이다. 지나치게 많은 선택이 요구되는 상황은, 사람을 피로 하게 만들고 따라서 만족도도 떨어지게 마련이다.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고 영혼의 자유를 얻고자 하면, 제일 먼저 얽히고설킨 속세와의 인연을 끊어 버리라고 불교에서는 가르친다. 인연의 족쇄를 끊어버리고 그 덫에서 벗어난 사람들은 용기 있는 사람들이라 하겠다.

 

노르웨이의 1인당 국민소득은 10만 불이 넘으며 세계에서 가장(?)살기 좋은 복지구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흥미로운 것은, 최근 영국의 민간기관 NEF가 발표한 행복지수의 순위에서 노르웨이는 고작 29위에 머물고 있다. 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한마디로 말해 행복의 객관적 조건은, 실제로 느끼는 행복의 주관적 정의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1위는 1인당 국민 소득 9,550불인, 중미의 작은 나라 코스타리카가 차지하였다. 이는 곧 물질적으로 풍부하고, 기대수명이 늘어나고, 선택의 여지가 많다고 해서 그것들이 그대로 행복과 연결 되는 것이 아님을 말해 주고 있다. 대체로 소득이 증가 하면 삶의 충족도도 따라서 상승 하게 되지만, 일단 생활에 필수적인 욕구가 충족된 후의 한계 효용(Marginal Effect)은 감소 추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어디까지나 자연 발생적인 심리 작용에서 오는 것이지, 현실과의 타협의 산물은 결코 아니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1988년에 전체의 36%에 해당 하는 1.4백만 에이커가, 장장 5개월 동안에 걸쳐 완전히 타버리는 사상 미증유의 큰 산불 피해를 입은바 있다. 그해 6월의 번갯불로 시작된 산불은 11월 눈이 내릴 때까지 계속 됐다. 고사 상태에 놓인 국립공원을 살리는 방편으로 어떤 이들은 대대적인 식목을 제안하기도 하였으나, 자연 생태계를 잘 아는 공원 당국은 흔들리지 않았다. 자연에 그대로 맡기기로 하였다. 자연 현상으로 빚어진 자연 재해는, 자연의 힘으로 서서히 치유되기 시작 하였다. 여기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극히 제한되어 있었다. 자연의 힘은 위대하여, 까맣게 타버린 나무는 비료가 되고 그 자리는 새로운 수목으로 대체되기 시작 하였다. 버팔로, , 사슴, 늑대 등의 동물들도 주위 생태계의 변화에 잘 적응 해갔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오늘도 태연히 자연의 순환 법칙에 따라 질서 정연 하게 살아 움직이고 있다. 자연은 단순 원리에 따라 운행 된다. 자연은 속이지 않으며 있는 그대로를 보일 뿐이다.

 

비록 물질적으로는 풍요롭지 못하더라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삶의 과정에서, 행복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서 인생관은 바뀔 수 있는 것이다. 내 마음속에 간직한 가치관이 확고히 자리하고 있을 때, 불필요한 외부와의 비교는 의미를 잃게 될 것이다. 너무 복잡하면그 안에서 만족을 찾기가 어렵다. 하나를 버리면 그 자리에 다른 것으로 채워지는 것이, 순환의 이치이다.

 

불필요한 복잡한 것들(욕심)을 버림으로써 마음의 정화를 얻고, 필요한 것들과 함께 하고픈 소박한 희망이 있을 때 우리는 행복을 느낄 수 있다. 행복은 단순함에 있다. 그래서 단순한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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