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별명은 '돼야지'

2007.11.27 07:28

서용덕 조회 수:1094 추천:107

내 별명은 ‘돼야지’

사람마다 본관의 이름 말고 별호인 별명 하나쯤 가지고 있다.
별명이라 함은 사람의 외모나 성격 따위의 신체적 특징을 가지고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붙여진다. 하나는 신체적 결함을 가지고 있는 것과 또 하나는 정신적 결함을 가지고 있는 별칭이다.

신체적 결함으로는 난쟁이. 키다리. 땅달이. 앉은뱅이.용천뱅이. 언청이등 그 사람의 전체를  이름하는 것과,  정신적인 장애를 들어 악바리. 허풍쟁이. 떼쟁이.  비렁뱅이. 오입쟁이. 바람둥이 등으로 붙여 부르는 것이 있다.

한마디로 좋지 못한 사람이라고  폄하 하거나 비방에 빗대어 하는 붙여진 별호이다. 그런데 내게도 별명이 하나 있다. 남들이 붙여준게 아니라 내가 지은 별명이다. 그것도 하필이면 ‘돼야지’다. ‘돼야지’는 돼지의 사투리 말이다.

  먼저 돼지에 대해서 알아보면  그리 기분 나쁜 별명은 아니다.
그것은 꿈속에서 돼지를 보면 재물이 생긴다고 했다.
그러나 몹시 미련하거나 욕심을 많이 내거나 뚱뚱하거나  더럽다거나 하는 것을 놀림조로 하는 별명과는 뜻이 다르다.

  어쩧거나 나는 ‘돼야지’다.
미련하고 더럽고 뚱뚱하고 욕심이 많아서 같은 뜻이라  
하여도  내 스스로 지은  별명을 부르고 자랑한다. 그러고는 스스로 ‘돼야지’ ‘돼야지’ 한다. 무슨일이 잘 돼어도 ‘돼야지’, 못 되어도 ‘돼야지’다. 아무 때나 ‘돼야지’다.

사람들은 내가 ‘돼야지’라 하면 다시 한번 쳐다 본다. 꼭 ‘돼야지’ 같이 생겼다 듯이 생긴대로 잘 논다 한다. 내가 ‘돼야지’라 하면 우숩기도 하고 측은하기도 하는지 어떤 사람은 연민의 동정까지도 한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나는 더욱 더 ‘돼야지’가  되었다.

  삐까 번쩍 거리는 사람들 틈새로 끼어 들어 ‘돼야지’ 특유의 ‘돼야지’ 짓을 한다.
주위 사람들은  불쌍하다 좀 안되었다고 한다. 그 때 서야  나를 ‘돼야지’라고 놀리고 있다. 그 때 너무 신난다. 하여튼 ‘돼야지’라고 불러주면 불러 줄 수록 기분좋아 하니 ‘돼야지’가 따로 없었다.  
그렇다, 사람들은 제 잘난 맛에 산다고 했다. 똑똑하고 잘났다고 우기면 우겼지
‘돼야지’ 같은 수식어는 입에 담지 못할  혐오스러운 말도 하지 않는다.
나같은 사람이야  스스로 ‘돼야지’라 하니 뭐가 잘못 되어도 한참 잘못 된 것이다.

  진짜다. ‘돼야지’  ‘돼야지’하면 왠지 기분이 좋다. 언재나 나는 ‘돼야지’ ‘돼야지’ 하니까 강한 자존심도 없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진짜백이 ‘돼야지’ 일 수 밖에 없다.

  내가 왜  ‘돼야지’라고 하는지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들 웃긴다는 어딘지 모를 우둔하고 어리석은 삼류 코메디 같은
잘난 사람들에게 배꼽 쥐어잡는 웃음거리인 ‘돼야지’로 인정 하여도 좋다.

  생각 하는데로  웃기는 ‘돼야지’가 될지 모르겠지만,  소위 사람이라고  인간이라고 하는 탈을 쓴 사람을 보면 구역질이 솟구쳐 올라 온다. 진짜 더러운 꼬라지를 보면 말이다.

  그래서 나는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내 스스로 다짐하는 말이 ‘사람이 되어야지   인간이 되어야지’ 하면서 나를 여지없이 책망하는 것이다.
나를 책망 하는  ‘진짜 사람다운, 참된 인간이  되어야지  되어야지’ 하니까,  되어야지가 ‘돼야지’로 줄임말이 되어  내 스스로 별명이 되었다.
  오늘도 ‘돼야지’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며  좋은 하루를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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