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
2011.03.31 10:54
나그네
어디까지 왔을까
이정표를 보면
멀리 왔다고 하는데
종일 헛걸음한
빙빙 돌아서 온 것 같아
오늘 끝나는 길이 아니라
포기하지 말고
다시 시작해도 늦지 않아
아무도 반겨주지 않고
누구도 같이 가지 않는
억지로 따라 가보고
저절로 끌려 오면서
가던 길로 끝까지 가다가
기어이 마주친
꼭 한 번 가는 길에
뜨겁게 걸린 깊은숨을 토하며
이정표를 비켜서서 잊고 가던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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