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된 사랑

2011.02.25 12:00

서용덕 조회 수:546 추천:49

잘못 된 사랑 [글: 이우근 법무법인 충청대표.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 주관이 모자라면 군중의 노예가 되고 주관이 지나치면 망상(妄想)의 종이 된다. 무식하면 고집이 세다지만, 유식하다는 지식인들의 억지도 그에 못지 않다. ‘미국의 꼭두각시들. 한반도에서 중대한 전쟁도발’한국전쟁 발발 다음날인 1950년 6월26일 프랑스 공산당 기관지 ‘뤼마니테’에 실린 기사 제목이다. 이 이튼날에는 사회학자 레몽 아롱이 ‘르피가르’에 정반대의 글을 기고했다. “북한군이 남한을 침략한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가장 중대한 사건이다.” 늘 그렇듯이 좌파에 휘둘리는 프랑스의 지식사회는 ‘뤼마니테’를 지지하고 나섰다. 아룽과 나치 시절의 레지스탕스 동지였던 사르트르 마저도 아롱의 남침설을 잠꼬대 취급했다. 언재나 양심적이었던 <이방인>의 작가 알베르 카뮈만이 아롱을 외롭게 지지했을 뿐이다. 사르트르의 오랜 사상적 동지였던 철학자 메률로 풍티는 1956년 소련 군대가 약소국 헝가리를 침략하는 것을 보고 질겁한 나머지 스탈린에 대한 비판자로 돌아섰다. 그러나 사르트르는 “새로운 미래를 위한 진보적 폭력”이라고 강변하면서 퐁티를 격렬히 비난했다. 침략의 ‘사실’보다 그것이 ‘해석’이 더 중요하다는 논리였다. 그 후 북한의 남침이 역사적 사실로 드러나자 사르트르는 다시 남침 유도설이라는 것을 내놓았는데, 북한이 남침하도록 미국이 함정을 팠다는 것이다. 북한의 남침은 ‘진보적 폭력’이 된 셈이다. 사르트르의 억지에 질린 퐁티는 끝내 그와 결별하고 말았다. “우리는 서로 잘못 사랑했다” 훗날 사르트르가 토해낸 고백이다. 그러나 그가 오랜 동지 아롱과 싸우고 퐁티와도 등을 돌리게 된 것은 그들과 사랑 때문이 아니었다. 이념의 우상, 독선(獨善)의 도그마(dogma)를 향한 잘못된 사랑 때문이었다. 그는 ‘실존의 자유’를 사랑했으나 끌어 안은 것은 소련의 교조주의(敎條主義)였고 입 맞춘 것은 북한의 주체사상이었다. 소설 <자유의길>을 쓴 탁월한 지성의 이데올로기의 굴레에서 한 치도 자유롭지 못했던 것은 기막힌 아이러니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남쪽의 군사독재에 이를 갈며 저항했던 지식인들이 북쪽의 선군(先軍)독재에는 턱없이 너그럽기만 한다. ‘북침’이라고 비난하던 6.25가 남침으로 밝혀진 후 ‘통일전쟁’이라며 미화한다. '사실’을 ‘해석’으로 바꾼 것이다. 사르트르의 억지 그대로다. 6.25남침 60주년인 오늘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다국적 전문가들이 참여한 민.군.합동조사단은 ‘합리적 의심(reasonable doubt)을 배제할 만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증거들을 제시함으로써 천안함 격침이 북한의 테러임을 명백하게 입증했다. 그러자 이제껏 북한 관련 의혹을 ‘소설’이라고 깍아 내리면서 좌초.충돌.내부폭발 등의 판타지’를 쏟아내던 사람들이 도리어 정부와 국군을 사납게 비난하면서 안보 무능에 대한 사과. 해임. 군사재판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누구보다도 진지하고 냉철해야 할 지식인들이 어재 한 말을 오늘 뒤집으면서도 도무지 부끄러운줄 모른다. 정부와 국군의 책임은 태산처럼 크다. 사과. 해임. 군사재판도 미흡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 책임이란 아무리 크다 한들 가해자의 책임보다 더 클수는 없을 터인데도 정작 북한에 대해서는 아무런 비판이 없다. ‘10년 햇볕’을 쬐는 동안에는 북한 핵실험을 강행했지만, 응징은 커녕 오히려 “일리가 있다” 고 두둔했다. 무슨 금기(禁忌)이거나 무오류(無誤謬)의 계율인 듯, 북한 앞애서는 언재나 입을 닫는다. 그 일그러진 지식을 ‘진보’의 아름다운 이름으로 부를 수 없다. 이 위중(危重)한 안보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북을 감싸려고만 드는 것이 남침유도설과 매우 닮았다. 이유는 분명하다. ‘잘못된 사랑’때문이다. 사르트르가 눈 멀엇던, 그 지독한 도그마의 사랑 말이다. 객관성.보편성과 소통하지 못하는 주관은 억지요 고집일 뿐이다. 이름난 지식인들, 내노라하는 이론가들이 도그마의 허상(虛像)에 눈멀어 얼토당토 않은 억지를 부리는 모습은 늘 우리를 놀라게 한다. 퐁티가 사르트르의 억지에 놀랐던 것처럼 “아무리 어리석어도 남을 꾸짓는 데는 밝고, 아무리 총명해도 자기 잘못을 깨닫는 데는 어둡다 (人雖至愚 責人則明 雖有聽明 怒己則昏) “중국 북송의 재상 범충선공(范忠宣公)이 남긴 통찰이다. 특히 지식인들에게는 새벽의 죽비(竹扉)소리 같은 채찍일 것이다. 천년의 세월을 건너온 지혜가 천둥 같은 울림으로 가슴을 때리지 않는가? ---------------------------------------------------------------2/20/11 1) 繼善篇 子曰 爲善者 天報之以福 爲不善者 天報之以禍 자왈 위선자 천보지이복 위불선자 천보지이화 공자(孔子)가 말하기를, "착한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하늘이 복을 주시고, 악한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하늘이 화를 주신다." 漢昭烈將終 勅後主曰 勿以善小而不爲 勿以惡小而爲之 한소열장종 칙후주왈 물이선소이불위 물이악소이위지 한(漢)나라의 소열황제(昭烈皇帝)가 죽을 때 후주(後主)에게 조서를 내려 말하기를, "비록 작은 선(善)이라고 해도 행하지 않으면 안되며, 작은 악(惡)이라고 해서 행하면 안된다." 莊子曰 一日不念善 諸惡皆自起 장자왈 일일불념선 제악개자기 장자가 말하기를, "하루라도 착한 일을 생각하지 않으면 여러 악한 것이 모두 저절로 일어난다." 太公曰 見善如渴 聞惡如聾, 又曰 善事須貪 惡事莫樂 태공왈 견선여갈 문악여롱, 우왈 선사수탐 악사막락 태공이 말하기를, "착한 일을 보거든 목마를 때 물을 본 듯이 주저하지 말며, 악한 것을 듣거든 귀머거리 같이 하라." 또 말하기를, "착한 일이란 모름지기 탐내어 하고, 악한 일이란 즐겨하지 말라." 馬援曰 終身行善 善猶不足 一日行惡 惡自有餘 마원왈 종신행선 선유부족 일일행악 악자유여 마원이 말하기를, "한평생 착한 일을 행하여도 착한 것은 오히려 부족하고, 단 하루 악한 일을 행하여도 그 악(惡)은 스스로(그대로) 남아 있다." 2) 天命篇 子曰 順天者存 逆天者亡 자왈 순천자존 역천자망 공자가 말하기를, "하늘에 순응하는 자는 살고, 하늘을 거역하는 자는 망한다." 子曰 獲罪於天 無所禱也 자왈 획죄어천 무소도야 공자가 말하기를, "(악한 일을 하여) 하늘에 죄를 지으면 빌 곳이 없게 된다." 3) 順命篇 子曰 死生有命 富貴在天 자왈 사생유명 부귀재천 공자가 말하기를, "죽고 사는 것은 천명(天命)에 있고, 부귀(富貴)는 하늘에 달려 있다." 5) 存心篇 人無百歲人 枉作千年計 인무백세인 왕작천년계 사람은 백살을 사는 사람이 없건만 부질없이 천년의 계획을 세우는구나. 范忠宣公 戒子弟曰 人雖至愚 責人則明 雖有聰明 恕己則昏 범충선공 계자제왈 인수지우 책인즉명 수유총명 서기즉혼 爾曹 但當以責人之心責己 이조 단당이책인지심책기 恕己之心恕人則 不患不到聖賢地位也 서기지심서인즉 불환부도성현지위야 범충선공이 자제들에게 경계하여 말하기를, "사람은 비록 자신은 지극히 어리석을지라도 남을 꾸짖는 데는 밝고, 비록 총명함이 있다 해도 자기 자신을 용서하는 데는 어둡다. 너희들은 마땅히 남을 책망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꾸짖고, 자신을 용서하는 마음으로 남을 용서한다면 성현의 경지에 이르지 못할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6) 戒性篇 忍一時之忿 免百日之憂 인일시지분 면백일지우 한 때의 분함을 참으면 백 날의 근심을 면할 수 있다. 7) 勤學篇 禮記曰 玉不琢 不成器 人不學 不知義 예기왈 옥불탁 불성기 인불학 부지의 예기에 이르기를, 옥은 다듬지 않으면 그릇이 되지 못하고, 사람은 배우지 않으면 의(義)를 알지 못한다. 太公曰 人生不學 冥冥如夜行 태공왈 인생불학 명명여야행 태공이 말하기를, "사람이 배우지 않으면 어둡고 어두워 마치 밤길을 가는 것과 같다." 8) 訓子篇 莊子曰 事雖小 不作不成 子雖賢 不敎不明 장자왈 사수소 부작불성 자수현 불교불명 장자가 말하기를, "일이 비록 작더라도 하지 않으면 이루지 못할 것이요, 자식이 비록 어질더라도 가르치지 않으면 현명해지지 못한다." 嚴父出孝子 嚴母出孝女 엄부출효자 엄모출효녀 엄한 아버지는 효자를 길러내고, 엄한 어머니는 효녀를 길러낸다. 9) 省心篇 父不憂心因子孝 夫無煩惱是妻賢 부불우심인자효 부무번뇌시처현 言多語失皆因酒 義斷親疎只爲錢 언다어실개인주 의단친소지위전 아버지가 근심하지 않음은 자식이 효도하기 때문이요, 남편이 번뇌가 없는 것은 아내가 어질기 때문이다. 말이 많아지고 말을 실수함은 모두 술 때문이요, 의가 끊어지고 친한 사이가 멀어지는 것은 오직 돈 때문이다. 疑人莫用 用人勿疑 의인막용 용인물의 사람을 의심하거든 쓰지 말고, 사람을 쓰거든 의심하지 말라. 來說是非者 便是是非人 내설시비자 변시시비인 찾아와서 시비를 말하는 자, 그가 곧 시비하는 사람이다. 12) 安義篇 蘇東坡云 富不親兮貧不疎 此是人間大丈夫 소동파운 부불친혜빈불소 차시인간대장부 富則進兮貧則退 此是人間眞小輩 부즉진혜빈즉퇴 차시인간진소배 소동파가 이르기를, "상대가 부유하다고 해서 친한 척 하지 않으며 가난하다고 멀리하지 않음은 이것이 바로 인간 세상에서의 대장부라 할 것이요, 부유하다면 가까이 하고 가난하다면 멀리하는 것은 이는 사람 중에서 참으로 소인배(小人輩)이다." 13) 言語篇 : 一言不中 千語無用 일언부중 천어무용 한 마디 말이 (이치에) 맞지 않으면 천 마디 말이 쓸데없다. --------------------------------------------출처:네이버 지식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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