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산의 운무(黃山 雲霧)
2018.11.20 01:59
황산의 운무(黃山 雲霧)
秀峯 鄭用眞
산은 돌기둥으로 서서
하늘을 찌르고
물은 천만 길 계곡을
살 가듯 빠르게 가는구나.
청산이야
천추만세를 초연히 서 있으련만
한번가면 다시 못 올 물은
어이하여 뒤도 돌아봄 없이
주야사시장철
저리 빨리 떠나가는가.
산이 좋아 산을 오르는 내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린다면
산을 버리고 떠나가는
발길이 저리도 매정하랴.
가슴 깊숙이 숨긴 신비를
보여줄 듯 말 듯 운무(雲霧)는
우유 빛 커튼을 드리우고
내 연심(戀心)을 가없이 달구네.
한해면 삼백 여일이
운무에 쌓인다는 황산아
내가 너를 찾아옴을 알고
오늘도 태연히 서서
청수(淸秀)한 자태를 보여주니
고맙고 고맙다.
내가 죽은 후에는 백운이 되어
너를 찾으리니
부디 떠나가지 말고
나를 기다리고 천추만세 게 서있거라.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84 | 외국인 노동자들의 아픔 | 정용진 | 2017.05.01 | 10 |
883 | 오월의 사랑 | 정용진 | 2020.06.07 | 11 |
882 | 백내장 수술/정용진 시인 | 정용진 | 2017.03.02 | 12 |
881 | 그림자 | 정용진 | 2017.04.11 | 12 |
880 | 戀歌.2 / 秀峯 鄭用眞 詩人 | 정용진 | 2017.04.28 | 12 |
879 | 비 | 정용진 | 2017.07.01 | 12 |
878 | 가곡으로된 나의 시들 | 정용진 | 2020.04.18 | 12 |
877 | 빨래/정용진 시인 | 정용진 | 2016.12.06 | 13 |
876 | '열린 문학교실'이란 무엇인가/정용진 시인 | 정용진 | 2015.04.14 | 13 |
875 | 발렌타인 데이/정용진 시인 | 정용진 | 2017.02.10 | 13 |
874 | 훈장(勳章) /정용진 시인 | 정용진 | 2017.02.23 | 13 |
873 | 사랑의 화살 | 정용진 | 2017.03.29 | 13 |
872 | (발언대) 새날의 지성/한국일보/2017.1.7(토) | 정용진 | 2017.01.06 | 13 |
871 | 길 / 정용진 | 정용진 | 2017.04.07 | 13 |
870 | 부활절 아침에 | 정용진 | 2017.04.14 | 13 |
869 | 추수 감사절 / 정용진 시인 | 정용진 | 2016.11.14 | 14 |
868 | 사닥다리 | 정용진 | 2018.05.28 | 14 |
867 | 회개하는 독일인, 회피하는 일본인 | 정용진 | 2017.04.02 | 14 |
866 | 대학에 진학하는 자녀들에게 | 정용진 | 2017.07.05 | 14 |
865 |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하며 | 정용진 | 2018.01.23 | 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