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들의 상봉을 지켜보면서/정용진 시인

2015.10.24 21:17

정용진 조회 수:194

이산가족들의 상봉을 지켜보면서

 2015년 10월 28일(수)/한국일보                       정용진 시인

 

 요즈음 금강산 면회소에서 분단 65전년에 헤어진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져 보는 우리 국민들로서 마음이 아프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1950년 동족상잔의 6.25 동란으로 인하여 민족이 갈라지고 국토가 양분되고 가족들이 헤어져 우리 국민들은 그간 얼마나 많은 세월들을 눈물로 보냈는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서 동족 간에 총칼을 맞대고 혈투를 벌리다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북한방문으로 남북 교류의 물고가 트기 시작하였는데 6.15 남북 공동선언이란 2000 615 평양에서 대한민국김대중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상회담을 통해서 발표한 공동 선언이다. 이 선언이 있은 후 노무현 정권 때는 남북 이산가족들의 만남이 10여차례 시행 되다가 그 이후 정권이 바뀔 때마다 들쭉날쭉 하더니 드디어 이번이 20번째 만남으로 성사된 것이다. 고향을 떠나오기 전 어린 딸들에게 한 약속을 지키려고 꽃신을 사들고 달려 온 92세의 할아버지, 아빠를 따라가겠다고 울며 달려드는 어린 딸을 뒤로하고 남북으로 헤어진 후 65년 만에 90세의 아버지와 70세의 딸이 만나 서로 부둥켜 앉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눈뜨고 차마 볼 수가 없는 목불인견의 장면 들이었다.

이들이 떠나가는 차창에 매달려 손을 맞잡고 슬픈 눈물을 흘리며 저 세상에서나 다시 만나자는 목 메인 애절한 목소리가 가슴을 울린다.

정권이란 아무리 강해도 언젠가는 안개와 같아 사라지지만 민족은 영원한데 권력을 잡은 위정자들은 국가와 민족은 외면하고 정리정략에 눈이 어두워 단견의 눈으로 세상을 보기에 대북정책이 수시로 바뀌고 남북 관계가 닫혔다 열렸다 하는 탓에 골탕을 먹는 것은 국민들뿐이다.

동북아의 정세를 보아도 중국의 과대한 팽창과 일본의 경제 강국으로서의 무장이 불 보듯 한데 한국만 동복끼리 마주보면서 칼을 갈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하루속히 이산가족들의 눈물을 닦아주어야 한다.

정치가들이 분명하게 깨달아야 할 점은 무엇이 우리 민족 문제에 우선이고 차선인가를 분간할 줄 아는 선견지명이다. 더구나 자신들의 정권욕을 앞세워 국민들의 민권을 뒷전으로 미뤄서는 절대로 안 된다.

우선 남한으로서는 식량이 부족하여 굶어 죽어가는 북한 동족들을 위하여 남아도는 식량을 북한으로 보내고, 북한은 중국으로 넘어가는 광석들을 남한에 제공하여 남북 간에 교류의 폭을 넓혀 상호 실리를 도모하는 정책을 써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남북한이 철도를 연결하여 유럽으로 통하는 교역의 통로를 확보하고, 차후로는 금강산이 아닌 서울과 평양에서 이산가족들이 상봉하고 서로의 가정을 방문하여 숙식을 함께할 일이다.

북한을 방문해 본 나로서는 북한의 굶주려 수척해진 동족들과 산천이 황폐해져 소들도 말라있는 모습을 보고 퍽 마음이 아팠다.

우리나라와 중국 간에 직선길이가 가장 짧다는 황해도와 산동성으로 해저터널을 뚫어 남북한이 함께 중국과 교역을 하면서 금강산과 설악산의 관광길을 트고, 통일의 길을 모색하여, 남북한 동족들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 우리 민족에겐 통일만이 살길이다. 이 길만이 이산가족의 아픈 눈물을 닦아주는 행복한 민족이 되는 길이다. 남북한 위정자들과 온 국민들은 조국의 통일을 위하여 혼신의 힘을 기우려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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