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지꽃

2003.04.21 11:41

정용진 조회 수:701 추천:156

누님의
무덤같이
나직한 산기슭

이른 아침
눈물 같은
이슬을 달고
깨어나서

간밤
애태우던
꿈을 노래하는
백도라지꽃
떨리는 숨결.

노을이 붉게 번지는
머언 산마루엔
목이 타는
사슴의 무리들.

그대의
설움 배인 발소리가
옷깃을 스치며
가슴에 와닿아

애닯게 흘러간
인연의 시간들을
회상하는
자색 도라지꽃
슬픈 몸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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