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상표/정용진 시인

2017.09.24 20:41

정용진 조회 수: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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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시인, 전 미주한국문인협회장, 미국샌디에고 거주, 여주출신)

 

 

 

 

 

 

 

 

지금은 건강제일 주의시대라
농사를 지어도
유기농이 인기다. 

 

텃밭에다 들깨를 심고
한여름 열심히
물과 거름을 주어 길러
몇 잎 따다가
삼겹살에 싸서 소주한잔 하려했더니
밤이슬이 또르르 굴러 떨어지고
하늘이 비치도록
전신이 온통 구멍투성이다. 

 

잎 뒤를 살펴보니
그린 애벌레가 천연덕스럽게
흰 그물을 치고
오수(午睡)를 즐기고 있다. 

 

이놈을 범인으로 잡아
흰 접시위에 올려놓고
다그쳤더니
하늘은 푸르고
바람은 소슬한데
시도 쓸 줄 모르고
할 일도 없고 하여
유기농상표하나 그렸단다. 

 

이놈마저
초고추장에 찍어
안주로 삼켜버리고 말까보다.

 

여주신문  yeoju@yeoju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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