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 T. N.방영동포의창(2008.6.19.) 정용진 시인

()

 

기러기 떼 울며

북 쪽 하늘로 멀어져 가고

찬바람

하늘을 빗질해도

별빛은 오히려 빛나는구나.

 

떠나간 기러기 떼

고향 못 잊어 되돌아오면

동구 밖 풀 섶도

봄으로 피거라.

 

벅찬 삶의 자락에 가리워

애타던 반달도

구름 틈새로 얼굴 내밀고

강산을 엿보는데

 

세월이

저만큼 흘렀어도

그리운 옛정

가난을 버려두고

울며 떠난 그 아픔

오늘은 먼데서

귀 밑 머리 희었을라. -정용진, <> 전문.*YTN에서 방영.

 

빨래터

감자 골에서 흘러온 물이

동구 밖 시내로 흐르는

빨래터에

넓적 돌을 뉘어놓고

아낙들이

빨래를 두들긴다.

 

자신의 설움을

털어내듯

두들겨 패는 방망이소리

때 묻은 죄밖에 없는 빨래들이

후줄근하게 몸을 푼다.

 

더러는 기인 줄에

깃발로 걸려 펄럭이고

초록빛

미루나무 그늘 언덕에는

옥양목 필이

신작로처럼 펼쳐진다.

 

-정용진,<빨래터>전문.*YTN에서 방영.

 

손때

조상이

대대로 물려준

낡은 장롱문고리를 어루만지니

선조 어른들의 손때 묻은

얼이 끈끈하다.

 

차가운 쇠고리가

이리도 따뜻할 수가 있을까

은은한 숨소리가 들리고

땀 냄새가 향기롭다.

 

내가 선조들을 못 뵈웠어도

선조들이 나를 못 보셨어도

대대로 때 묻은 손자국에

고고한 꿈과 한이 서려

녹슨 문고리에

오늘도 살아 숨쉬는

그윽한 전설

해묵은 윤기가 고귀하다

증조모의 냄새가 난다.

 

-정용진,<손때>전문. *YTN에서 방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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