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비
2017.06.03 03:11
굴비
정용진 시인
굴비는
그물에 걸린 죄로
줄줄이 묶여서
화형을 당하고
식탁에 오른다.
세상이 험하다보니
머리가 좋다는 인간들이
탐욕에 눈이 멀어
몰래 주고, 몰래 받고
마침내는
자루가 터져
굴비처럼 줄줄이 엮여
감옥행이다.
주고도 안준 척
받고도 안 받은 척
모르쇠 일관이다.
오늘 아침
뉴스에도
줄줄이 사슬에 묶인
굴비의 행렬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선다.
그런 말 한 적이 전연 없다.
대가성은 없었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네 인생 대대로 그렇게 살아라.
이 고얀 망자들아.
(전 미주한국 문인협회 회장)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744 | 종 | 정용진 | 2005.02.19 | 514 |
743 | 산골의 봄 | 정용진 | 2005.02.20 | 536 |
742 | Corn | 정용진 | 2005.02.20 | 627 |
741 | 화신(花信) | 정용진 | 2005.02.25 | 649 |
740 | 솥뚜껑 소리 | 정용진 | 2005.03.11 | 1006 |
739 | 달팽이.2 | 정용진 | 2005.03.13 | 584 |
738 | 샛강 | 수봉 | 2005.03.14 | 647 |
737 | 간이역(簡易驛) | 정용진 | 2005.03.16 | 730 |
736 | Poppy 꽃 | 정용진 | 2005.04.05 | 687 |
735 | 백두산 (白頭山) | 정용진 | 2005.05.13 | 696 |
734 | 대동강 | 수봉 | 2005.05.13 | 690 |
733 | 묘향산(妙香山) 보현사(普賢寺) | 수봉 | 2005.05.13 | 670 |
732 | 선죽교(善竹橋) | 수봉 | 2005.05.31 | 614 |
731 | 대장간 | 정용진 | 2005.06.25 | 700 |
730 | 나무 | 정용진 | 2005.07.12 | 581 |
729 | 설한부(雪寒賦) < 제 8회 한국 크리스챤 문학상 대상 수상작> | 정용진 | 2005.07.12 | 576 |
728 | 백담사(百潭寺) | 수봉 | 2005.08.01 | 558 |
727 | 나무.2 | 정용진 | 2005.08.07 | 596 |
726 | 나무타령 | 정용진 | 2005.08.07 | 584 |
725 | 나무.3 | 정용진 | 2005.08.26 | 5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