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년들의 행진

2011.07.16 01:24

정용진 조회 수:864 추천:254

잡년들의 행진
                    정용진

2011, 7월 16일 오후 3시 30분
나는야 잡년...
뭘 입어도 안전할 권리 있다.
광화문에서 대한문까지
300여 잡년들이 모여 행진을 했것다.

삼정승 육판서의 기침소리가 들리는
육조(六曹)의 거리
대한독립 만세소리가
울려퍼지던 세종로
세종대왕과 충무공 동상은 저들을 보고
과연 무엇이라 말씀 하셨을까.
세상이 변해도 참 많이 변했다.
관중들은
‘관음’의 시선이 아니라
‘동참’의 의지로 함께 했다.

잡년은 어디든 간다.
“나는 잡년”
“내 몸은 내가 알아서 한다.“
”피해자가 질책 받는 유일한 범죄“ ”성폭력“
스타일은 자유였다.
브래지어에 긴 플레어
‘스커트를 입은 이도 있고’
‘미니스커트에 흰 셔츠를 입은 이도 있네’
실제 성추행하는 남성을 응징하는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땐싱 음악에 맞춰
모인 사람들이 몸을 흔들고
진행되는 퍼포먼스에
강제로 접촉 하면서
많은 남성들이 속으로 혹은 겉으로
되뇌는 “좋으면서 뭘 그래” 적은 종이를 격파했다.
그러나 이래도 저래도 잡년이 되는데
중요한건 옷차림이 아니다.
정신이다.
기고만장한 모습을
거저 보여줘서 보기는 잘 본다, 하나
민망하구나, 어이가 없구나.
각양각색의 잡탕밥이 맛은 좋다만.
세상이 너무 급변해 입맛을 잃었다.

시계 초침이 거꾸로 돌고
한강물이 북악산 상봉으로 역류하네.
치마로 앞가슴을 가리고 팬티를 뒤집어 입던
내 책임은 아니다만
아이쿠! 저런 딸 안 낳기를 천만 다행이구나.
저런 잡년들 봐라!
기가차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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