솥뚜껑 소리
2005.03.11 03:32
시집온 후
34년 동안 곁에서
그림자 처럼
조석을 챙겨주던 아내가
대학 동문들이
신라고도 서라벌로
꾀어내는 바람에
신 끈을 조이어 매기에
잘 다녀오라고
떠나 보낸 후
속으로
지율스님은 100일을 굶어도
잘 버텼는데
10일 쯤이야 큰소리치고
3일을 지나니
뱃속에서 쪼르륵 쪼르륵
삼경이 되니
솥뚜껑 여닫는 소리가 들린다.
대학 4년 동안
1460개의 라면으로 때웠는데
닥터 기(奇)는 팜유는
코레스톨 수치가 높아
절대 안 된다고 엄포를 놓고
곁에 연인들은 속으로 참 잘됐다
고소해하는 눈치다.
"소금은 물에서 나와 물에 녹고
남자는 여자에게서 나와 여자에게 녹는다."더니
이런 체통머리 없는 꼴은 봤나
그러나
저에게는
가슴속 뚜껑 여닫는 소리가 나겠지
이 푸른 밤.
34년 동안 곁에서
그림자 처럼
조석을 챙겨주던 아내가
대학 동문들이
신라고도 서라벌로
꾀어내는 바람에
신 끈을 조이어 매기에
잘 다녀오라고
떠나 보낸 후
속으로
지율스님은 100일을 굶어도
잘 버텼는데
10일 쯤이야 큰소리치고
3일을 지나니
뱃속에서 쪼르륵 쪼르륵
삼경이 되니
솥뚜껑 여닫는 소리가 들린다.
대학 4년 동안
1460개의 라면으로 때웠는데
닥터 기(奇)는 팜유는
코레스톨 수치가 높아
절대 안 된다고 엄포를 놓고
곁에 연인들은 속으로 참 잘됐다
고소해하는 눈치다.
"소금은 물에서 나와 물에 녹고
남자는 여자에게서 나와 여자에게 녹는다."더니
이런 체통머리 없는 꼴은 봤나
그러나
저에게는
가슴속 뚜껑 여닫는 소리가 나겠지
이 푸른 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 솥뚜껑 소리 | 정용진 | 2005.03.11 | 1006 |
843 | 홍매(紅梅) | 정용진 | 2009.02.12 | 1004 |
842 | 화초에 물을 주며 | 정용진 | 2007.01.05 | 1004 |
841 | 신륵사(神勒寺) | 정용진 | 2007.03.08 | 1002 |
840 | 하루살이 | 정용진 | 2008.10.30 | 1001 |
839 | 봉선화(鳳仙花) | 정용진 | 2009.07.10 | 1000 |
838 | 바람과 비 | 정용진 | 2008.02.05 | 999 |
837 | 소걸음으로 | 정용진 | 2008.12.31 | 994 |
836 | 시쓰기 | 정용진 | 2008.10.17 | 994 |
835 | 백합 | 정용진 | 2009.04.09 | 990 |
834 | 산중문답(山中問答) | 정용진 | 2009.03.02 | 990 |
833 | 나무의 연가 | 정용진 | 2008.04.01 | 989 |
832 | Re..메트로뉴스 <금주의 시감상> | 정용진 | 2003.05.15 | 989 |
831 | 大哭 崇禮門 燒失 | 정용진 | 2008.02.13 | 985 |
830 | 신년사(新年辭) | 정용진 | 2011.12.30 | 984 |
829 | 조춘(早春) | 정용진 | 2009.01.21 | 984 |
828 | 49Eras 구장에서 | 정용진 | 2008.10.15 | 984 |
827 | 땅의 찬가 | 정용진 | 2008.06.26 | 984 |
826 | 청한(淸閑) | 정용진 | 2008.02.08 | 983 |
825 | 연(鳶) | 정용진 | 2006.08.08 | 98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