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깔문, 껄껄문

2009.02.01 09:47

정해정 조회 수:734 추천:86

깔깔문, 껄껄문

  ‘분도‘씨는 이민 온 지 15년째입니다. 이민 1세대로 50을 갓 넘은 평범한 아저씨입니다.
  서울에서는  동 사무소에 근무하는 공무원 이었습니다. 작은 아파트를 팔아 가방 깊숙히 넣어온 전 재산을 이민 안내를 한 사촌 형 에게 몽땅 날리고, 하루가 막막하여 밤 청소 회사에 아는 사람을 통해서 들어갔습니다. 그것도 직장이라고 얼마 지나자 사장과 대판 싸움을 하고 뛰쳐나와, 밤이나 낮이나 형과 청소회사 사장을 향해 이를 갈았습니다.
  분도씨는 오직 ‘돈‘을 벌어야 복수를 하고, 이 땅에서 살 길 이라고 이를 악 물고  돈이 생기는 일이라면 물 불 가리지 않고 덤볐습니다.
  남이야 어찌 되었건 내가 이익을 본다면, 채면도 양심도 없이 심지어 도둑질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마침 한인 타운에 빚 때문에 문을 닫는 한식당을 거져랄 정도에 인수를 하고, 아내와 함께 깜깜한 새벽부터 밤늦게 까지 목숨을 걸고 메어 달렸습니다. 자식이 없는것 을 복으로 생각하면서...... 물론 돈이 아까워 술 담배는 입에도 대지 않습니다.
  첨에는 원 베드룸 아파트도 못 얻어 스튜디오에서 공동 부엌, 공동 화장실을 쓰고 살다가 화장실과 방이, 또 부엌이 따로 있는 아파트로 옮기니 천국이 따로 없는것 같았습니다.

  분도씨는 식당을 첨 인수 했을 때 형편도 안 됐지만 “운동삼아~~”라고하면서 한 시간 정도를 걸어서 출 퇴근 했지요.
  자동차 페이먼트와 보험료, 가스 값을 생각하면 이것도 돈을 버는 것이라 마음이 뿌듯하기까지 했답니다. 분도씨는 식당을 하면서도 돈이 아까워 삶은 달걀이나 라면으로 끼니를 때웠습니다. 종업원들 밥 먹는것 이 아까워  꼭꼭 적어 두었다가 월급날 여지없이 제하고는 했지요.
  분도씨 내외는 지극한 정성에 운이 따랐던지 식당은 날로 번창해서 좀 더 큰 식당으로 바꾸고, 또 좀 더 큰 식당으로 바꾸고......
  세월이 흘러 분도씨는 지금은 타운에서 손꼽히는 그럴듯한 식당에 분점도 만들고, 타운 외곽에 버젓한 집에, 유럽산 자가용 두 대에 남부러울 것 없이 생활이 안정 되어 주위에 부러움을 한 몸 에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걸 어쩝니까!
  바닷물은 채울 수 있어도 사람 욕심은 채울 수 없다고 했듯이 분도씨 한테는 고칠 수 없는 고질병이 하나 생기고 말았지요. 병 이름은 <욕심병>
  조금만 더......조금만 더...... 아직은 아니야...... 아직은......

  어느 날 아침 세수를 하다가 화장실 거울을 보니 부석한 얼굴에 눈 아래는 거므스름 하고, 흰 머리는 어느새 삼분의 일은 덮여 있었어요. 그러고 보니 종합진찰 무료 티켓이 하나 있는 것을 생각하고 시간을 내어 병원엘 갔습니다. 분도씨는 진찰을 하고, 피를 뽑고, 엑스레이를 찍고, 소변을 받고......
  병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조직검사 할 것이 있으니 저녁부터 공복 상태로 내일아침에 일찍 나오세요.”

  분도씨는 자리에 누었으나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위가 쓰린 것도 같고, 간이 아픈 것도 같고, 심장 박동이 빨라진 것도 같고......
이리 뒤 척 저리 뒤 척 하다가 뜬 눈으로 밤을 새우고 병원엘 갔지요.

  하얀 긴 드레스를 입은 간호사 가 안내를 합니다. 어느 방 앞에 멈추어 서니 문 위에는 <암병동>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습니다.
  “아니 내가 왜 여기를 ??? 내가 암에라도 걸렸단 말입니까?”
  하얀 긴 드레스가 말없이 등을 밀어 들어갔어요. 그곳은 어둡고 조용한 방이었습니다.
  “아. 아닐 꺼야. 암 아니고말고. 내가 왜 암에 걸려? 아. 조용한 이곳에서 조직검사를 하나보다.” 분도씨는 혼자 중얼거리며 어정쩡 하게 서 있는데 긴 드레스 간호사가 의자를 내밀며 말합니다.
  “이방에는 문이 둘 있어요 이쪽문은 <깔깔문> 이라고 병이 완쾌되어 나가는 문이고요. 저쪽문은 <껄껄문> 이라고. ...하지말껄... 안했으면 좋았을껄... 하는 문 인데요 <껄껄문>은 바로 영안실로 통하는 문이랍니다.”    

  분도씨는 지금까지 살아온 세월들이 필름처럼 지나갑니다.
  형이나 청소회사 사장을 눈알이 튀어 나올 정도로 미워했던 일. 돈이 된다면 물불 가리지 않고 덤볐던 일. 영주권 없는 히스페닉이나 흑인들을 매몰차게 착취 했던 일. 한국 사람이라도 속일 수만 있으면 가차 없이 속였던 일. 주변의 경사는 물론 종업원의 경사도, 모른척 했으며 특히 장례식에는 재수 없다고 퇴!퇴! 하며 멀리했으며, 심지어 주일 헌금이 아까워 성당에도 안 나갔던 일......
  사랑이나 배려는 산 너머에 있는 일. 절대로 돈이 안 된다면 누구도 외면하고 나만 생각하고 살았던 일. 욕심이 뭉치고 뭉쳐 가슴속에서 ‘악마’라는 혹이 자라고 있음을 알아차리지 못한 일. 자린고비 보다 더 인색 했던 일. 아무리 아무리 해도 채워지지 않은 그놈의 <욕심병>.  

  분도씨는 주채 할 수 없는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 합니다. 무서워서도, 슬퍼서도 아닌것 같습니다. 분도씨는 정확한 이유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가슴을 후벼 파는 ‘후회’.
  분도씨는 긴 드레스 간호사의 하얀 치맛자락을 붙들고 애원합니다.
  “제발......제발......<껄껄문>으로만 나가지 않게 해주세요. 잘못했습니다. 정말 잘못 했습니다. 어떤게 행복한 삶의 길인지 조금은 보이는 것 같습니다. 희미하지만 가늘게 조금은 보입니다.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 한.번.만. 네? 껄껄문은 제발 싫어요.”

  “여. 여보. 무슨 잠꼬대를 이렇게 해요? 어머! 이 땀 좀 봐!”
  " 엉??? 여기가 어디야? 내가 깔깔문 으로 나온 거야?“
  “도대체 당신.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분도씨는 콧노래를 부르며 샤워를 합니다. 모든 마음의 때를 씼어 버립니다. 이때 욕심병도 때와 함께 씼겨 져 나갑니다. 분도씨 에게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머리 속이 개운한 것이 세상에 다시 태어 난 것 같습니다. 모두가 새롭습니다. 이민 와서 첨으로 차분하게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마침 그 때 파아란 하늘에 누군가 띄었는지 분홍색 풍선들이 대 여섯 개 바람을 타고 오르고 있었습니다. 따스한 봄 같은 분홍색 풍선들이......
  이때 핸드폰이 울립니다.
“분도씨. 여기 병원인데요. 의사 선생님이 조직검사 안해도 된답니다. 그럼...”
  분도씨는 자동차에 올라 시동을 겁니다.
  “앗싸!!!”
  이 모습을 보고 아스팔트 틈새에 피어있던 키 작은 노오란 민들레가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초록 이파리 들이 바람결에 박수를 보냅니다.
  “화이팅--. 분도씨!”
깔깔문, 껄껄문

  ‘분도‘씨는 이민 온 지 15년째입니다. 이민 1세대로 50을 갓 넘은 평범한 아저씨입니다.
  서울에서는  동 사무소에 근무하는 공무원 이었습니다. 작은 아파트를 팔아 가방 깊숙히 넣어온 전 재산을 이민 안내를 한 사촌 형 에게 몽땅 날리고, 하루가 막막하여 밤 청소 회사에 아는 사람을 통해서 들어갔습니다. 그것도 직장이라고 얼마 지나자 사장과 대판 싸움을 하고 뛰쳐나와, 밤이나 낮이나 형과 청소회사 사장을 향해 이를 갈았습니다.
  분도씨는 오직 ‘돈‘을 벌어야 복수를 하고, 이 땅에서 살 길 이라고 이를 악 물고  돈이 생기는 일이라면 물 불 가리지 않고 덤볐습니다.
  남이야 어찌 되었건 내가 이익을 본다면, 채면도 양심도 없이 심지어 도둑질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마침 한인 타운에 빚 때문에 문을 닫는 한식당을 거져랄 정도에 인수를 하고, 아내와 함께 깜깜한 새벽부터 밤늦게 까지 목숨을 걸고 메어 달렸습니다. 자식이 없는것 을 복으로 생각하면서...... 물론 돈이 아까워 술 담배는 입에도 대지 않습니다.
  첨에는 원 베드룸 아파트도 못 얻어 스튜디오에서 공동 부엌, 공동 화장실을 쓰고 살다가 화장실과 방이, 또 부엌이 따로 있는 아파트로 옮기니 천국이 따로 없는것 같았습니다.

  분도씨는 식당을 첨 인수 했을 때 형편도 안 됐지만 “운동삼아~~”라고하면서 한 시간 정도를 걸어서 출 퇴근 했지요.
  자동차 페이먼트와 보험료, 가스 값을 생각하면 이것도 돈을 버는 것이라 마음이 뿌듯하기까지 했답니다. 분도씨는 식당을 하면서도 돈이 아까워 삶은 달걀이나 라면으로 끼니를 때웠습니다. 종업원들 밥 먹는것 이 아까워  꼭꼭 적어 두었다가 월급날 여지없이 제하고는 했지요.
  분도씨 내외는 지극한 정성에 운이 따랐던지 식당은 날로 번창해서 좀 더 큰 식당으로 바꾸고, 또 좀 더 큰 식당으로 바꾸고......
  세월이 흘러 분도씨는 지금은 타운에서 손꼽히는 그럴듯한 식당에 분점도 만들고, 타운 외곽에 버젓한 집에, 유럽산 자가용 두 대에 남부러울 것 없이 생활이 안정 되어 주위에 부러움을 한 몸 에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걸 어쩝니까!
  바닷물은 채울 수 있어도 사람 욕심은 채울 수 없다고 했듯이 분도씨 한테는 고칠 수 없는 고질병이 하나 생기고 말았지요. 병 이름은 <욕심병>
  조금만 더......조금만 더...... 아직은 아니야...... 아직은......

  어느 날 아침 세수를 하다가 화장실 거울을 보니 부석한 얼굴에 눈 아래는 거므스름 하고, 흰 머리는 어느새 삼분의 일은 덮여 있었어요. 그러고 보니 종합진찰 무료 티켓이 하나 있는 것을 생각하고 시간을 내어 병원엘 갔습니다. 분도씨는 진찰을 하고, 피를 뽑고, 엑스레이를 찍고, 소변을 받고......
  병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조직검사 할 것이 있으니 저녁부터 공복 상태로 내일아침에 일찍 나오세요.”

  분도씨는 자리에 누었으나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위가 쓰린 것도 같고, 간이 아픈 것도 같고, 심장 박동이 빨라진 것도 같고......
이리 뒤 척 저리 뒤 척 하다가 뜬 눈으로 밤을 새우고 병원엘 갔지요.

  하얀 긴 드레스를 입은 간호사 가 안내를 합니다. 어느 방 앞에 멈추어 서니 문 위에는 <암병동>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습니다.
  “아니 내가 왜 여기를 ??? 내가 암에라도 걸렸단 말입니까?”
  하얀 긴 드레스가 말없이 등을 밀어 들어갔어요. 그곳은 어둡고 조용한 방이었습니다.
  “아. 아닐 꺼야. 암 아니고말고. 내가 왜 암에 걸려? 아. 조용한 이곳에서 조직검사를 하나보다.” 분도씨는 혼자 중얼거리며 어정쩡 하게 서 있는데 긴 드레스 간호사가 의자를 내밀며 말합니다.
  “이방에는 문이 둘 있어요 이쪽문은 <깔깔문> 이라고 병이 완쾌되어 나가는 문이고요. 저쪽문은 <껄껄문> 이라고. ...하지말껄... 안했으면 좋았을껄... 하는 문 인데요 <껄껄문>은 바로 영안실로 통하는 문이랍니다.”    

  분도씨는 지금까지 살아온 세월들이 필름처럼 지나갑니다.
  형이나 청소회사 사장을 눈알이 튀어 나올 정도로 미워했던 일. 돈이 된다면 물불 가리지 않고 덤볐던 일. 영주권 없는 히스페닉이나 흑인들을 매몰차게 착취 했던 일. 한국 사람이라도 속일 수만 있으면 가차 없이 속였던 일. 주변의 경사는 물론 종업원의 경사도, 모른척 했으며 특히 장례식에는 재수 없다고 퇴!퇴! 하며 멀리했으며, 심지어 주일 헌금이 아까워 성당에도 안 나갔던 일......
  사랑이나 배려는 산 너머에 있는 일. 절대로 돈이 안 된다면 누구도 외면하고 나만 생각하고 살았던 일. 욕심이 뭉치고 뭉쳐 가슴속에서 ‘악마’라는 혹이 자라고 있음을 알아차리지 못한 일. 자린고비 보다 더 인색 했던 일. 아무리 아무리 해도 채워지지 않은 그놈의 <욕심병>.  

  분도씨는 주채 할 수 없는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 합니다. 무서워서도, 슬퍼서도 아닌것 같습니다. 분도씨는 정확한 이유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가슴을 후벼 파는 ‘후회’.
  분도씨는 긴 드레스 간호사의 하얀 치맛자락을 붙들고 애원합니다.
  “제발......제발......<껄껄문>으로만 나가지 않게 해주세요. 잘못했습니다. 정말 잘못 했습니다. 어떤게 행복한 삶의 길인지 조금은 보이는 것 같습니다. 희미하지만 가늘게 조금은 보입니다.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 한.번.만. 네? 껄껄문은 제발 싫어요.”

  “여. 여보. 무슨 잠꼬대를 이렇게 해요? 어머! 이 땀 좀 봐!”
  " 엉??? 여기가 어디야? 내가 깔깔문 으로 나온 거야?“
  “도대체 당신.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분도씨는 콧노래를 부르며 샤워를 합니다. 모든 마음의 때를 씼어 버립니다. 이때 욕심병도 때와 함께 씼겨 져 나갑니다. 분도씨 에게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머리 속이 개운한 것이 세상에 다시 태어 난 것 같습니다. 모두가 새롭습니다. 이민 와서 첨으로 차분하게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마침 그 때 파아란 하늘에 누군가 띄었는지 분홍색 풍선들이 대 여섯 개 바람을 타고 오르고 있었습니다. 따스한 봄 같은 분홍색 풍선들이......
  이때 핸드폰이 울립니다.
“분도씨. 여기 병원인데요. 의사 선생님이 조직검사 안해도 된답니다. 그럼...”
  분도씨는 자동차에 올라 시동을 겁니다.
  “앗싸!!!”
  이 모습을 보고 아스팔트 틈새에 피어있던 키 작은 노오란 민들레가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초록 이파리 들이 바람결에 박수를 보냅니다.
  “화이팅--. 분도씨!”
깔깔문, 껄껄문

  ‘분도‘씨는 이민 온 지 15년째입니다. 이민 1세대로 50을 갓 넘은 평범한 아저씨입니다.
  서울에서는  동 사무소에 근무하는 공무원 이었습니다. 작은 아파트를 팔아 가방 깊숙히 넣어온 전 재산을 이민 안내를 한 사촌 형 에게 몽땅 날리고, 하루가 막막하여 밤 청소 회사에 아는 사람을 통해서 들어갔습니다. 그것도 직장이라고 얼마 지나자 사장과 대판 싸움을 하고 뛰쳐나와, 밤이나 낮이나 형과 청소회사 사장을 향해 이를 갈았습니다.
  분도씨는 오직 ‘돈‘을 벌어야 복수를 하고, 이 땅에서 살 길 이라고 이를 악 물고  돈이 생기는 일이라면 물 불 가리지 않고 덤볐습니다.
  남이야 어찌 되었건 내가 이익을 본다면, 채면도 양심도 없이 심지어 도둑질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마침 한인 타운에 빚 때문에 문을 닫는 한식당을 거져랄 정도에 인수를 하고, 아내와 함께 깜깜한 새벽부터 밤늦게 까지 목숨을 걸고 메어 달렸습니다. 자식이 없는것 을 복으로 생각하면서...... 물론 돈이 아까워 술 담배는 입에도 대지 않습니다.
  첨에는 원 베드룸 아파트도 못 얻어 스튜디오에서 공동 부엌, 공동 화장실을 쓰고 살다가 화장실과 방이, 또 부엌이 따로 있는 아파트로 옮기니 천국이 따로 없는것 같았습니다.

  분도씨는 식당을 첨 인수 했을 때 형편도 안 됐지만 “운동삼아~~”라고하면서 한 시간 정도를 걸어서 출 퇴근 했지요.
  자동차 페이먼트와 보험료, 가스 값을 생각하면 이것도 돈을 버는 것이라 마음이 뿌듯하기까지 했답니다. 분도씨는 식당을 하면서도 돈이 아까워 삶은 달걀이나 라면으로 끼니를 때웠습니다. 종업원들 밥 먹는것 이 아까워  꼭꼭 적어 두었다가 월급날 여지없이 제하고는 했지요.
  분도씨 내외는 지극한 정성에 운이 따랐던지 식당은 날로 번창해서 좀 더 큰 식당으로 바꾸고, 또 좀 더 큰 식당으로 바꾸고......
  세월이 흘러 분도씨는 지금은 타운에서 손꼽히는 그럴듯한 식당에 분점도 만들고, 타운 외곽에 버젓한 집에, 유럽산 자가용 두 대에 남부러울 것 없이 생활이 안정 되어 주위에 부러움을 한 몸 에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걸 어쩝니까!
  바닷물은 채울 수 있어도 사람 욕심은 채울 수 없다고 했듯이 분도씨 한테는 고칠 수 없는 고질병이 하나 생기고 말았지요. 병 이름은 <욕심병>
  조금만 더......조금만 더...... 아직은 아니야...... 아직은......

  어느 날 아침 세수를 하다가 화장실 거울을 보니 부석한 얼굴에 눈 아래는 거므스름 하고, 흰 머리는 어느새 삼분의 일은 덮여 있었어요. 그러고 보니 종합진찰 무료 티켓이 하나 있는 것을 생각하고 시간을 내어 병원엘 갔습니다. 분도씨는 진찰을 하고, 피를 뽑고, 엑스레이를 찍고, 소변을 받고......
  병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조직검사 할 것이 있으니 저녁부터 공복 상태로 내일아침에 일찍 나오세요.”

  분도씨는 자리에 누었으나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위가 쓰린 것도 같고, 간이 아픈 것도 같고, 심장 박동이 빨라진 것도 같고......
이리 뒤 척 저리 뒤 척 하다가 뜬 눈으로 밤을 새우고 병원엘 갔지요.

  하얀 긴 드레스를 입은 간호사 가 안내를 합니다. 어느 방 앞에 멈추어 서니 문 위에는 <암병동>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습니다.
  “아니 내가 왜 여기를 ??? 내가 암에라도 걸렸단 말입니까?”
  하얀 긴 드레스가 말없이 등을 밀어 들어갔어요. 그곳은 어둡고 조용한 방이었습니다.
  “아. 아닐 꺼야. 암 아니고말고. 내가 왜 암에 걸려? 아. 조용한 이곳에서 조직검사를 하나보다.” 분도씨는 혼자 중얼거리며 어정쩡 하게 서 있는데 긴 드레스 간호사가 의자를 내밀며 말합니다.
  “이방에는 문이 둘 있어요 이쪽문은 <깔깔문> 이라고 병이 완쾌되어 나가는 문이고요. 저쪽문은 <껄껄문> 이라고. ...하지말껄... 안했으면 좋았을껄... 하는 문 인데요 <껄껄문>은 바로 영안실로 통하는 문이랍니다.”    

  분도씨는 지금까지 살아온 세월들이 필름처럼 지나갑니다.
  형이나 청소회사 사장을 눈알이 튀어 나올 정도로 미워했던 일. 돈이 된다면 물불 가리지 않고 덤볐던 일. 영주권 없는 히스페닉이나 흑인들을 매몰차게 착취 했던 일. 한국 사람이라도 속일 수만 있으면 가차 없이 속였던 일. 주변의 경사는 물론 종업원의 경사도, 모른척 했으며 특히 장례식에는 재수 없다고 퇴!퇴! 하며 멀리했으며, 심지어 주일 헌금이 아까워 성당에도 안 나갔던 일......
  사랑이나 배려는 산 너머에 있는 일. 절대로 돈이 안 된다면 누구도 외면하고 나만 생각하고 살았던 일. 욕심이 뭉치고 뭉쳐 가슴속에서 ‘악마’라는 혹이 자라고 있음을 알아차리지 못한 일. 자린고비 보다 더 인색 했던 일. 아무리 아무리 해도 채워지지 않은 그놈의 <욕심병>.  

  분도씨는 주채 할 수 없는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 합니다. 무서워서도, 슬퍼서도 아닌것 같습니다. 분도씨는 정확한 이유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가슴을 후벼 파는 ‘후회’.
  분도씨는 긴 드레스 간호사의 하얀 치맛자락을 붙들고 애원합니다.
  “제발......제발......<껄껄문>으로만 나가지 않게 해주세요. 잘못했습니다. 정말 잘못 했습니다. 어떤게 행복한 삶의 길인지 조금은 보이는 것 같습니다. 희미하지만 가늘게 조금은 보입니다.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 한.번.만. 네? 껄껄문은 제발 싫어요.”

  “여. 여보. 무슨 잠꼬대를 이렇게 해요? 어머! 이 땀 좀 봐!”
  " 엉??? 여기가 어디야? 내가 깔깔문 으로 나온 거야?“
  “도대체 당신.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분도씨는 콧노래를 부르며 샤워를 합니다. 모든 마음의 때를 씼어 버립니다. 이때 욕심병도 때와 함께 씼겨 져 나갑니다. 분도씨 에게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머리 속이 개운한 것이 세상에 다시 태어 난 것 같습니다. 모두가 새롭습니다. 이민 와서 첨으로 차분하게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마침 그 때 파아란 하늘에 누군가 띄었는지 분홍색 풍선들이 대 여섯 개 바람을 타고 오르고 있었습니다. 따스한 봄 같은 분홍색 풍선들이......
  이때 핸드폰이 울립니다.
“분도씨. 여기 병원인데요. 의사 선생님이 조직검사 안해도 된답니다. 그럼...”
  분도씨는 자동차에 올라 시동을 겁니다.
  “앗싸!!!”
  이 모습을 보고 아스팔트 틈새에 피어있던 키 작은 노오란 민들레가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초록 이파리 들이 바람결에 박수를 보냅니다.
  “화이팅--. 분도씨!”
깔깔문, 껄껄문

  ‘분도‘씨는 이민 온 지 15년째입니다. 이민 1세대로 50을 갓 넘은 평범한 아저씨입니다.
  서울에서는  동 사무소에 근무하는 공무원 이었습니다. 작은 아파트를 팔아 가방 깊숙히 넣어온 전 재산을 이민 안내를 한 사촌 형 에게 몽땅 날리고, 하루가 막막하여 밤 청소 회사에 아는 사람을 통해서 들어갔습니다. 그것도 직장이라고 얼마 지나자 사장과 대판 싸움을 하고 뛰쳐나와, 밤이나 낮이나 형과 청소회사 사장을 향해 이를 갈았습니다.
  분도씨는 오직 ‘돈‘을 벌어야 복수를 하고, 이 땅에서 살 길 이라고 이를 악 물고  돈이 생기는 일이라면 물 불 가리지 않고 덤볐습니다.
  남이야 어찌 되었건 내가 이익을 본다면, 채면도 양심도 없이 심지어 도둑질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마침 한인 타운에 빚 때문에 문을 닫는 한식당을 거져랄 정도에 인수를 하고, 아내와 함께 깜깜한 새벽부터 밤늦게 까지 목숨을 걸고 메어 달렸습니다. 자식이 없는것 을 복으로 생각하면서...... 물론 돈이 아까워 술 담배는 입에도 대지 않습니다.
  첨에는 원 베드룸 아파트도 못 얻어 스튜디오에서 공동 부엌, 공동 화장실을 쓰고 살다가 화장실과 방이, 또 부엌이 따로 있는 아파트로 옮기니 천국이 따로 없는것 같았습니다.

  분도씨는 식당을 첨 인수 했을 때 형편도 안 됐지만 “운동삼아~~”라고하면서 한 시간 정도를 걸어서 출 퇴근 했지요.
  자동차 페이먼트와 보험료, 가스 값을 생각하면 이것도 돈을 버는 것이라 마음이 뿌듯하기까지 했답니다. 분도씨는 식당을 하면서도 돈이 아까워 삶은 달걀이나 라면으로 끼니를 때웠습니다. 종업원들 밥 먹는것 이 아까워  꼭꼭 적어 두었다가 월급날 여지없이 제하고는 했지요.
  분도씨 내외는 지극한 정성에 운이 따랐던지 식당은 날로 번창해서 좀 더 큰 식당으로 바꾸고, 또 좀 더 큰 식당으로 바꾸고......
  세월이 흘러 분도씨는 지금은 타운에서 손꼽히는 그럴듯한 식당에 분점도 만들고, 타운 외곽에 버젓한 집에, 유럽산 자가용 두 대에 남부러울 것 없이 생활이 안정 되어 주위에 부러움을 한 몸 에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걸 어쩝니까!
  바닷물은 채울 수 있어도 사람 욕심은 채울 수 없다고 했듯이 분도씨 한테는 고칠 수 없는 고질병이 하나 생기고 말았지요. 병 이름은 <욕심병>
  조금만 더......조금만 더...... 아직은 아니야...... 아직은......

  어느 날 아침 세수를 하다가 화장실 거울을 보니 부석한 얼굴에 눈 아래는 거므스름 하고, 흰 머리는 어느새 삼분의 일은 덮여 있었어요. 그러고 보니 종합진찰 무료 티켓이 하나 있는 것을 생각하고 시간을 내어 병원엘 갔습니다. 분도씨는 진찰을 하고, 피를 뽑고, 엑스레이를 찍고, 소변을 받고......
  병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조직검사 할 것이 있으니 저녁부터 공복 상태로 내일아침에 일찍 나오세요.”

  분도씨는 자리에 누었으나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위가 쓰린 것도 같고, 간이 아픈 것도 같고, 심장 박동이 빨라진 것도 같고......
이리 뒤 척 저리 뒤 척 하다가 뜬 눈으로 밤을 새우고 병원엘 갔지요.

  하얀 긴 드레스를 입은 간호사 가 안내를 합니다. 어느 방 앞에 멈추어 서니 문 위에는 <암병동>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습니다.
  “아니 내가 왜 여기를 ??? 내가 암에라도 걸렸단 말입니까?”
  하얀 긴 드레스가 말없이 등을 밀어 들어갔어요. 그곳은 어둡고 조용한 방이었습니다.
  “아. 아닐 꺼야. 암 아니고말고. 내가 왜 암에 걸려? 아. 조용한 이곳에서 조직검사를 하나보다.” 분도씨는 혼자 중얼거리며 어정쩡 하게 서 있는데 긴 드레스 간호사가 의자를 내밀며 말합니다.
  “이방에는 문이 둘 있어요 이쪽문은 <깔깔문> 이라고 병이 완쾌되어 나가는 문이고요. 저쪽문은 <껄껄문> 이라고. ...하지말껄... 안했으면 좋았을껄... 하는 문 인데요 <껄껄문>은 바로 영안실로 통하는 문이랍니다.”    

  분도씨는 지금까지 살아온 세월들이 필름처럼 지나갑니다.
  형이나 청소회사 사장을 눈알이 튀어 나올 정도로 미워했던 일. 돈이 된다면 물불 가리지 않고 덤볐던 일. 영주권 없는 히스페닉이나 흑인들을 매몰차게 착취 했던 일. 한국 사람이라도 속일 수만 있으면 가차 없이 속였던 일. 주변의 경사는 물론 종업원의 경사도, 모른척 했으며 특히 장례식에는 재수 없다고 퇴!퇴! 하며 멀리했으며, 심지어 주일 헌금이 아까워 성당에도 안 나갔던 일......
  사랑이나 배려는 산 너머에 있는 일. 절대로 돈이 안 된다면 누구도 외면하고 나만 생각하고 살았던 일. 욕심이 뭉치고 뭉쳐 가슴속에서 ‘악마’라는 혹이 자라고 있음을 알아차리지 못한 일. 자린고비 보다 더 인색 했던 일. 아무리 아무리 해도 채워지지 않은 그놈의 <욕심병>.  

  분도씨는 주채 할 수 없는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 합니다. 무서워서도, 슬퍼서도 아닌것 같습니다. 분도씨는 정확한 이유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가슴을 후벼 파는 ‘후회’.
  분도씨는 긴 드레스 간호사의 하얀 치맛자락을 붙들고 애원합니다.
  “제발......제발......<껄껄문>으로만 나가지 않게 해주세요. 잘못했습니다. 정말 잘못 했습니다. 어떤게 행복한 삶의 길인지 조금은 보이는 것 같습니다. 희미하지만 가늘게 조금은 보입니다.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 한.번.만. 네? 껄껄문은 제발 싫어요.”

  “여. 여보. 무슨 잠꼬대를 이렇게 해요? 어머! 이 땀 좀 봐!”
  " 엉??? 여기가 어디야? 내가 깔깔문 으로 나온 거야?“
  “도대체 당신.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분도씨는 콧노래를 부르며 샤워를 합니다. 모든 마음의 때를 씼어 버립니다. 이때 욕심병도 때와 함께 씼겨 져 나갑니다. 분도씨 에게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머리 속이 개운한 것이 세상에 다시 태어 난 것 같습니다. 모두가 새롭습니다. 이민 와서 첨으로 차분하게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마침 그 때 파아란 하늘에 누군가 띄었는지 분홍색 풍선들이 대 여섯 개 바람을 타고 오르고 있었습니다. 따스한 봄 같은 분홍색 풍선들이......
  이때 핸드폰이 울립니다.
“분도씨. 여기 병원인데요. 의사 선생님이 조직검사 안해도 된답니다. 그럼...”
  분도씨는 자동차에 올라 시동을 겁니다.
  “앗싸!!!”
  이 모습을 보고 아스팔트 틈새에 피어있던 키 작은 노오란 민들레가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초록 이파리 들이 바람결에 박수를 보냅니다.
  “화이팅--. 분도씨!”
깔깔문, 껄껄문

  ‘분도‘씨는 이민 온 지 15년째입니다. 이민 1세대로 50을 갓 넘은 평범한 아저씨입니다.
  서울에서는  동 사무소에 근무하는 공무원 이었습니다. 작은 아파트를 팔아 가방 깊숙히 넣어온 전 재산을 이민 안내를 한 사촌 형 에게 몽땅 날리고, 하루가 막막하여 밤 청소 회사에 아는 사람을 통해서 들어갔습니다. 그것도 직장이라고 얼마 지나자 사장과 대판 싸움을 하고 뛰쳐나와, 밤이나 낮이나 형과 청소회사 사장을 향해 이를 갈았습니다.
  분도씨는 오직 ‘돈‘을 벌어야 복수를 하고, 이 땅에서 살 길 이라고 이를 악 물고  돈이 생기는 일이라면 물 불 가리지 않고 덤볐습니다.
  남이야 어찌 되었건 내가 이익을 본다면, 채면도 양심도 없이 심지어 도둑질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마침 한인 타운에 빚 때문에 문을 닫는 한식당을 거져랄 정도에 인수를 하고, 아내와 함께 깜깜한 새벽부터 밤늦게 까지 목숨을 걸고 메어 달렸습니다. 자식이 없는것 을 복으로 생각하면서...... 물론 돈이 아까워 술 담배는 입에도 대지 않습니다.
  첨에는 원 베드룸 아파트도 못 얻어 스튜디오에서 공동 부엌, 공동 화장실을 쓰고 살다가 화장실과 방이, 또 부엌이 따로 있는 아파트로 옮기니 천국이 따로 없는것 같았습니다.

  분도씨는 식당을 첨 인수 했을 때 형편도 안 됐지만 “운동삼아~~”라고하면서 한 시간 정도를 걸어서 출 퇴근 했지요.
  자동차 페이먼트와 보험료, 가스 값을 생각하면 이것도 돈을 버는 것이라 마음이 뿌듯하기까지 했답니다. 분도씨는 식당을 하면서도 돈이 아까워 삶은 달걀이나 라면으로 끼니를 때웠습니다. 종업원들 밥 먹는것 이 아까워  꼭꼭 적어 두었다가 월급날 여지없이 제하고는 했지요.
  분도씨 내외는 지극한 정성에 운이 따랐던지 식당은 날로 번창해서 좀 더 큰 식당으로 바꾸고, 또 좀 더 큰 식당으로 바꾸고......
  세월이 흘러 분도씨는 지금은 타운에서 손꼽히는 그럴듯한 식당에 분점도 만들고, 타운 외곽에 버젓한 집에, 유럽산 자가용 두 대에 남부러울 것 없이 생활이 안정 되어 주위에 부러움을 한 몸 에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걸 어쩝니까!
  바닷물은 채울 수 있어도 사람 욕심은 채울 수 없다고 했듯이 분도씨 한테는 고칠 수 없는 고질병이 하나 생기고 말았지요. 병 이름은 <욕심병>
  조금만 더......조금만 더...... 아직은 아니야...... 아직은......

  어느 날 아침 세수를 하다가 화장실 거울을 보니 부석한 얼굴에 눈 아래는 거므스름 하고, 흰 머리는 어느새 삼분의 일은 덮여 있었어요. 그러고 보니 종합진찰 무료 티켓이 하나 있는 것을 생각하고 시간을 내어 병원엘 갔습니다. 분도씨는 진찰을 하고, 피를 뽑고, 엑스레이를 찍고, 소변을 받고......
  병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조직검사 할 것이 있으니 저녁부터 공복 상태로 내일아침에 일찍 나오세요.”

  분도씨는 자리에 누었으나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위가 쓰린 것도 같고, 간이 아픈 것도 같고, 심장 박동이 빨라진 것도 같고......
이리 뒤 척 저리 뒤 척 하다가 뜬 눈으로 밤을 새우고 병원엘 갔지요.

  하얀 긴 드레스를 입은 간호사 가 안내를 합니다. 어느 방 앞에 멈추어 서니 문 위에는 <암병동>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습니다.
  “아니 내가 왜 여기를 ??? 내가 암에라도 걸렸단 말입니까?”
  하얀 긴 드레스가 말없이 등을 밀어 들어갔어요. 그곳은 어둡고 조용한 방이었습니다.
  “아. 아닐 꺼야. 암 아니고말고. 내가 왜 암에 걸려? 아. 조용한 이곳에서 조직검사를 하나보다.” 분도씨는 혼자 중얼거리며 어정쩡 하게 서 있는데 긴 드레스 간호사가 의자를 내밀며 말합니다.
  “이방에는 문이 둘 있어요 이쪽문은 <깔깔문> 이라고 병이 완쾌되어 나가는 문이고요. 저쪽문은 <껄껄문> 이라고. ...하지말껄... 안했으면 좋았을껄... 하는 문 인데요 <껄껄문>은 바로 영안실로 통하는 문이랍니다.”    

  분도씨는 지금까지 살아온 세월들이 필름처럼 지나갑니다.
  형이나 청소회사 사장을 눈알이 튀어 나올 정도로 미워했던 일. 돈이 된다면 물불 가리지 않고 덤볐던 일. 영주권 없는 히스페닉이나 흑인들을 매몰차게 착취 했던 일. 한국 사람이라도 속일 수만 있으면 가차 없이 속였던 일. 주변의 경사는 물론 종업원의 경사도, 모른척 했으며 특히 장례식에는 재수 없다고 퇴!퇴! 하며 멀리했으며, 심지어 주일 헌금이 아까워 성당에도 안 나갔던 일......
  사랑이나 배려는 산 너머에 있는 일. 절대로 돈이 안 된다면 누구도 외면하고 나만 생각하고 살았던 일. 욕심이 뭉치고 뭉쳐 가슴속에서 ‘악마’라는 혹이 자라고 있음을 알아차리지 못한 일. 자린고비 보다 더 인색 했던 일. 아무리 아무리 해도 채워지지 않은 그놈의 <욕심병>.  

  분도씨는 주채 할 수 없는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 합니다. 무서워서도, 슬퍼서도 아닌것 같습니다. 분도씨는 정확한 이유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가슴을 후벼 파는 ‘후회’.
  분도씨는 긴 드레스 간호사의 하얀 치맛자락을 붙들고 애원합니다.
  “제발......제발......<껄껄문>으로만 나가지 않게 해주세요. 잘못했습니다. 정말 잘못 했습니다. 어떤게 행복한 삶의 길인지 조금은 보이는 것 같습니다. 희미하지만 가늘게 조금은 보입니다.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 한.번.만. 네? 껄껄문은 제발 싫어요.”

  “여. 여보. 무슨 잠꼬대를 이렇게 해요? 어머! 이 땀 좀 봐!”
  " 엉??? 여기가 어디야? 내가 깔깔문 으로 나온 거야?“
  “도대체 당신.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분도씨는 콧노래를 부르며 샤워를 합니다. 모든 마음의 때를 씼어 버립니다. 이때 욕심병도 때와 함께 씼겨 져 나갑니다. 분도씨 에게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머리 속이 개운한 것이 세상에 다시 태어 난 것 같습니다. 모두가 새롭습니다. 이민 와서 첨으로 차분하게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마침 그 때 파아란 하늘에 누군가 띄었는지 분홍색 풍선들이 대 여섯 개 바람을 타고 오르고 있었습니다. 따스한 봄 같은 분홍색 풍선들이......
  이때 핸드폰이 울립니다.
“분도씨. 여기 병원인데요. 의사 선생님이 조직검사 안해도 된답니다. 그럼...”
  분도씨는 자동차에 올라 시동을 겁니다.
  “앗싸!!!”
  이 모습을 보고 아스팔트 틈새에 피어있던 키 작은 노오란 민들레가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초록 이파리 들이 바람결에 박수를 보냅니다.
  “화이팅--. 분도씨!”
깔깔문, 껄껄문

  ‘분도‘씨는 이민 온 지 15년째입니다. 이민 1세대로 50을 갓 넘은 평범한 아저씨입니다.
  서울에서는  동 사무소에 근무하는 공무원 이었습니다. 작은 아파트를 팔아 가방 깊숙히 넣어온 전 재산을 이민 안내를 한 사촌 형 에게 몽땅 날리고, 하루가 막막하여 밤 청소 회사에 아는 사람을 통해서 들어갔습니다. 그것도 직장이라고 얼마 지나자 사장과 대판 싸움을 하고 뛰쳐나와, 밤이나 낮이나 형과 청소회사 사장을 향해 이를 갈았습니다.
  분도씨는 오직 ‘돈‘을 벌어야 복수를 하고, 이 땅에서 살 길 이라고 이를 악 물고  돈이 생기는 일이라면 물 불 가리지 않고 덤볐습니다.
  남이야 어찌 되었건 내가 이익을 본다면, 채면도 양심도 없이 심지어 도둑질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마침 한인 타운에 빚 때문에 문을 닫는 한식당을 거져랄 정도에 인수를 하고, 아내와 함께 깜깜한 새벽부터 밤늦게 까지 목숨을 걸고 메어 달렸습니다. 자식이 없는것 을 복으로 생각하면서...... 물론 돈이 아까워 술 담배는 입에도 대지 않습니다.
  첨에는 원 베드룸 아파트도 못 얻어 스튜디오에서 공동 부엌, 공동 화장실을 쓰고 살다가 화장실과 방이, 또 부엌이 따로 있는 아파트로 옮기니 천국이 따로 없는것 같았습니다.

  분도씨는 식당을 첨 인수 했을 때 형편도 안 됐지만 “운동삼아~~”라고하면서 한 시간 정도를 걸어서 출 퇴근 했지요.
  자동차 페이먼트와 보험료, 가스 값을 생각하면 이것도 돈을 버는 것이라 마음이 뿌듯하기까지 했답니다. 분도씨는 식당을 하면서도 돈이 아까워 삶은 달걀이나 라면으로 끼니를 때웠습니다. 종업원들 밥 먹는것 이 아까워  꼭꼭 적어 두었다가 월급날 여지없이 제하고는 했지요.
  분도씨 내외는 지극한 정성에 운이 따랐던지 식당은 날로 번창해서 좀 더 큰 식당으로 바꾸고, 또 좀 더 큰 식당으로 바꾸고......
  세월이 흘러 분도씨는 지금은 타운에서 손꼽히는 그럴듯한 식당에 분점도 만들고, 타운 외곽에 버젓한 집에, 유럽산 자가용 두 대에 남부러울 것 없이 생활이 안정 되어 주위에 부러움을 한 몸 에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걸 어쩝니까!
  바닷물은 채울 수 있어도 사람 욕심은 채울 수 없다고 했듯이 분도씨 한테는 고칠 수 없는 고질병이 하나 생기고 말았지요. 병 이름은 <욕심병>
  조금만 더......조금만 더...... 아직은 아니야...... 아직은......

  어느 날 아침 세수를 하다가 화장실 거울을 보니 부석한 얼굴에 눈 아래는 거므스름 하고, 흰 머리는 어느새 삼분의 일은 덮여 있었어요. 그러고 보니 종합진찰 무료 티켓이 하나 있는 것을 생각하고 시간을 내어 병원엘 갔습니다. 분도씨는 진찰을 하고, 피를 뽑고, 엑스레이를 찍고, 소변을 받고......
  병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조직검사 할 것이 있으니 저녁부터 공복 상태로 내일아침에 일찍 나오세요.”

  분도씨는 자리에 누었으나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위가 쓰린 것도 같고, 간이 아픈 것도 같고, 심장 박동이 빨라진 것도 같고......
이리 뒤 척 저리 뒤 척 하다가 뜬 눈으로 밤을 새우고 병원엘 갔지요.

  하얀 긴 드레스를 입은 간호사 가 안내를 합니다. 어느 방 앞에 멈추어 서니 문 위에는 <암병동>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습니다.
  “아니 내가 왜 여기를 ??? 내가 암에라도 걸렸단 말입니까?”
  하얀 긴 드레스가 말없이 등을 밀어 들어갔어요. 그곳은 어둡고 조용한 방이었습니다.
  “아. 아닐 꺼야. 암 아니고말고. 내가 왜 암에 걸려? 아. 조용한 이곳에서 조직검사를 하나보다.” 분도씨는 혼자 중얼거리며 어정쩡 하게 서 있는데 긴 드레스 간호사가 의자를 내밀며 말합니다.
  “이방에는 문이 둘 있어요 이쪽문은 <깔깔문> 이라고 병이 완쾌되어 나가는 문이고요. 저쪽문은 <껄껄문> 이라고. ...하지말껄... 안했으면 좋았을껄... 하는 문 인데요 <껄껄문>은 바로 영안실로 통하는 문이랍니다.”    

  분도씨는 지금까지 살아온 세월들이 필름처럼 지나갑니다.
  형이나 청소회사 사장을 눈알이 튀어 나올 정도로 미워했던 일. 돈이 된다면 물불 가리지 않고 덤볐던 일. 영주권 없는 히스페닉이나 흑인들을 매몰차게 착취 했던 일. 한국 사람이라도 속일 수만 있으면 가차 없이 속였던 일. 주변의 경사는 물론 종업원의 경사도, 모른척 했으며 특히 장례식에는 재수 없다고 퇴!퇴! 하며 멀리했으며, 심지어 주일 헌금이 아까워 성당에도 안 나갔던 일......
  사랑이나 배려는 산 너머에 있는 일. 절대로 돈이 안 된다면 누구도 외면하고 나만 생각하고 살았던 일. 욕심이 뭉치고 뭉쳐 가슴속에서 ‘악마’라는 혹이 자라고 있음을 알아차리지 못한 일. 자린고비 보다 더 인색 했던 일. 아무리 아무리 해도 채워지지 않은 그놈의 <욕심병>.  

  분도씨는 주채 할 수 없는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 합니다. 무서워서도, 슬퍼서도 아닌것 같습니다. 분도씨는 정확한 이유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가슴을 후벼 파는 ‘후회’.
  분도씨는 긴 드레스 간호사의 하얀 치맛자락을 붙들고 애원합니다.
  “제발......제발......<껄껄문>으로만 나가지 않게 해주세요. 잘못했습니다. 정말 잘못 했습니다. 어떤게 행복한 삶의 길인지 조금은 보이는 것 같습니다. 희미하지만 가늘게 조금은 보입니다.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 한.번.만. 네? 껄껄문은 제발 싫어요.”

  “여. 여보. 무슨 잠꼬대를 이렇게 해요? 어머! 이 땀 좀 봐!”
  " 엉??? 여기가 어디야? 내가 깔깔문 으로 나온 거야?“
  “도대체 당신.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분도씨는 콧노래를 부르며 샤워를 합니다. 모든 마음의 때를 씼어 버립니다. 이때 욕심병도 때와 함께 씼겨 져 나갑니다. 분도씨 에게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머리 속이 개운한 것이 세상에 다시 태어 난 것 같습니다. 모두가 새롭습니다. 이민 와서 첨으로 차분하게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마침 그 때 파아란 하늘에 누군가 띄었는지 분홍색 풍선들이 대 여섯 개 바람을 타고 오르고 있었습니다. 따스한 봄 같은 분홍색 풍선들이......
  이때 핸드폰이 울립니다.
“분도씨. 여기 병원인데요. 의사 선생님이 조직검사 안해도 된답니다. 그럼...”
  분도씨는 자동차에 올라 시동을 겁니다.
  “앗싸!!!”
  이 모습을 보고 아스팔트 틈새에 피어있던 키 작은 노오란 민들레가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초록 이파리 들이 바람결에 박수를 보냅니다.
  “화이팅--. 분도씨!”
깔깔문, 껄껄문

  ‘분도‘씨는 이민 온 지 15년째입니다. 이민 1세대로 50을 갓 넘은 평범한 아저씨입니다.
  서울에서는  동 사무소에 근무하는 공무원 이었습니다. 작은 아파트를 팔아 가방 깊숙히 넣어온 전 재산을 이민 안내를 한 사촌 형 에게 몽땅 날리고, 하루가 막막하여 밤 청소 회사에 아는 사람을 통해서 들어갔습니다. 그것도 직장이라고 얼마 지나자 사장과 대판 싸움을 하고 뛰쳐나와, 밤이나 낮이나 형과 청소회사 사장을 향해 이를 갈았습니다.
  분도씨는 오직 ‘돈‘을 벌어야 복수를 하고, 이 땅에서 살 길 이라고 이를 악 물고  돈이 생기는 일이라면 물 불 가리지 않고 덤볐습니다.
  남이야 어찌 되었건 내가 이익을 본다면, 채면도 양심도 없이 심지어 도둑질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마침 한인 타운에 빚 때문에 문을 닫는 한식당을 거져랄 정도에 인수를 하고, 아내와 함께 깜깜한 새벽부터 밤늦게 까지 목숨을 걸고 메어 달렸습니다. 자식이 없는것 을 복으로 생각하면서...... 물론 돈이 아까워 술 담배는 입에도 대지 않습니다.
  첨에는 원 베드룸 아파트도 못 얻어 스튜디오에서 공동 부엌, 공동 화장실을 쓰고 살다가 화장실과 방이, 또 부엌이 따로 있는 아파트로 옮기니 천국이 따로 없는것 같았습니다.

  분도씨는 식당을 첨 인수 했을 때 형편도 안 됐지만 “운동삼아~~”라고하면서 한 시간 정도를 걸어서 출 퇴근 했지요.
  자동차 페이먼트와 보험료, 가스 값을 생각하면 이것도 돈을 버는 것이라 마음이 뿌듯하기까지 했답니다. 분도씨는 식당을 하면서도 돈이 아까워 삶은 달걀이나 라면으로 끼니를 때웠습니다. 종업원들 밥 먹는것 이 아까워  꼭꼭 적어 두었다가 월급날 여지없이 제하고는 했지요.
  분도씨 내외는 지극한 정성에 운이 따랐던지 식당은 날로 번창해서 좀 더 큰 식당으로 바꾸고, 또 좀 더 큰 식당으로 바꾸고......
  세월이 흘러 분도씨는 지금은 타운에서 손꼽히는 그럴듯한 식당에 분점도 만들고, 타운 외곽에 버젓한 집에, 유럽산 자가용 두 대에 남부러울 것 없이 생활이 안정 되어 주위에 부러움을 한 몸 에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걸 어쩝니까!
  바닷물은 채울 수 있어도 사람 욕심은 채울 수 없다고 했듯이 분도씨 한테는 고칠 수 없는 고질병이 하나 생기고 말았지요. 병 이름은 <욕심병>
  조금만 더......조금만 더...... 아직은 아니야...... 아직은......

  어느 날 아침 세수를 하다가 화장실 거울을 보니 부석한 얼굴에 눈 아래는 거므스름 하고, 흰 머리는 어느새 삼분의 일은 덮여 있었어요. 그러고 보니 종합진찰 무료 티켓이 하나 있는 것을 생각하고 시간을 내어 병원엘 갔습니다. 분도씨는 진찰을 하고, 피를 뽑고, 엑스레이를 찍고, 소변을 받고......
  병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조직검사 할 것이 있으니 저녁부터 공복 상태로 내일아침에 일찍 나오세요.”

  분도씨는 자리에 누었으나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위가 쓰린 것도 같고, 간이 아픈 것도 같고, 심장 박동이 빨라진 것도 같고......
이리 뒤 척 저리 뒤 척 하다가 뜬 눈으로 밤을 새우고 병원엘 갔지요.

  하얀 긴 드레스를 입은 간호사 가 안내를 합니다. 어느 방 앞에 멈추어 서니 문 위에는 <암병동>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습니다.
  “아니 내가 왜 여기를 ??? 내가 암에라도 걸렸단 말입니까?”
  하얀 긴 드레스가 말없이 등을 밀어 들어갔어요. 그곳은 어둡고 조용한 방이었습니다.
  “아. 아닐 꺼야. 암 아니고말고. 내가 왜 암에 걸려? 아. 조용한 이곳에서 조직검사를 하나보다.” 분도씨는 혼자 중얼거리며 어정쩡 하게 서 있는데 긴 드레스 간호사가 의자를 내밀며 말합니다.
  “이방에는 문이 둘 있어요 이쪽문은 <깔깔문> 이라고 병이 완쾌되어 나가는 문이고요. 저쪽문은 <껄껄문> 이라고. ...하지말껄... 안했으면 좋았을껄... 하는 문 인데요 <껄껄문>은 바로 영안실로 통하는 문이랍니다.”    

  분도씨는 지금까지 살아온 세월들이 필름처럼 지나갑니다.
  형이나 청소회사 사장을 눈알이 튀어 나올 정도로 미워했던 일. 돈이 된다면 물불 가리지 않고 덤볐던 일. 영주권 없는 히스페닉이나 흑인들을 매몰차게 착취 했던 일. 한국 사람이라도 속일 수만 있으면 가차 없이 속였던 일. 주변의 경사는 물론 종업원의 경사도, 모른척 했으며 특히 장례식에는 재수 없다고 퇴!퇴! 하며 멀리했으며, 심지어 주일 헌금이 아까워 성당에도 안 나갔던 일......
  사랑이나 배려는 산 너머에 있는 일. 절대로 돈이 안 된다면 누구도 외면하고 나만 생각하고 살았던 일. 욕심이 뭉치고 뭉쳐 가슴속에서 ‘악마’라는 혹이 자라고 있음을 알아차리지 못한 일. 자린고비 보다 더 인색 했던 일. 아무리 아무리 해도 채워지지 않은 그놈의 <욕심병>.  

  분도씨는 주채 할 수 없는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 합니다. 무서워서도, 슬퍼서도 아닌것 같습니다. 분도씨는 정확한 이유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가슴을 후벼 파는 ‘후회’.
  분도씨는 긴 드레스 간호사의 하얀 치맛자락을 붙들고 애원합니다.
  “제발......제발......<껄껄문>으로만 나가지 않게 해주세요. 잘못했습니다. 정말 잘못 했습니다. 어떤게 행복한 삶의 길인지 조금은 보이는 것 같습니다. 희미하지만 가늘게 조금은 보입니다.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 한.번.만. 네? 껄껄문은 제발 싫어요.”

  “여. 여보. 무슨 잠꼬대를 이렇게 해요? 어머! 이 땀 좀 봐!”
  " 엉??? 여기가 어디야? 내가 깔깔문 으로 나온 거야?“
  “도대체 당신.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분도씨는 콧노래를 부르며 샤워를 합니다. 모든 마음의 때를 씼어 버립니다. 이때 욕심병도 때와 함께 씼겨 져 나갑니다. 분도씨 에게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머리 속이 개운한 것이 세상에 다시 태어 난 것 같습니다. 모두가 새롭습니다. 이민 와서 첨으로 차분하게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마침 그 때 파아란 하늘에 누군가 띄었는지 분홍색 풍선들이 대 여섯 개 바람을 타고 오르고 있었습니다. 따스한 봄 같은 분홍색 풍선들이......
  이때 핸드폰이 울립니다.
“분도씨. 여기 병원인데요. 의사 선생님이 조직검사 안해도 된답니다. 그럼...”
  분도씨는 자동차에 올라 시동을 겁니다.
  “앗싸!!!”
  이 모습을 보고 아스팔트 틈새에 피어있던 키 작은 노오란 민들레가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초록 이파리 들이 바람결에 박수를 보냅니다.
  “화이팅--. 분도씨!”
깔깔문, 껄껄문

  ‘분도‘씨는 이민 온 지 15년째입니다. 이민 1세대로 50을 갓 넘은 평범한 아저씨입니다.
  서울에서는  동 사무소에 근무하는 공무원 이었습니다. 작은 아파트를 팔아 가방 깊숙히 넣어온 전 재산을 이민 안내를 한 사촌 형 에게 몽땅 날리고, 하루가 막막하여 밤 청소 회사에 아는 사람을 통해서 들어갔습니다. 그것도 직장이라고 얼마 지나자 사장과 대판 싸움을 하고 뛰쳐나와, 밤이나 낮이나 형과 청소회사 사장을 향해 이를 갈았습니다.
  분도씨는 오직 ‘돈‘을 벌어야 복수를 하고, 이 땅에서 살 길 이라고 이를 악 물고  돈이 생기는 일이라면 물 불 가리지 않고 덤볐습니다.
  남이야 어찌 되었건 내가 이익을 본다면, 채면도 양심도 없이 심지어 도둑질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마침 한인 타운에 빚 때문에 문을 닫는 한식당을 거져랄 정도에 인수를 하고, 아내와 함께 깜깜한 새벽부터 밤늦게 까지 목숨을 걸고 메어 달렸습니다. 자식이 없는것 을 복으로 생각하면서...... 물론 돈이 아까워 술 담배는 입에도 대지 않습니다.
  첨에는 원 베드룸 아파트도 못 얻어 스튜디오에서 공동 부엌, 공동 화장실을 쓰고 살다가 화장실과 방이, 또 부엌이 따로 있는 아파트로 옮기니 천국이 따로 없는것 같았습니다.

  분도씨는 식당을 첨 인수 했을 때 형편도 안 됐지만 “운동삼아~~”라고하면서 한 시간 정도를 걸어서 출 퇴근 했지요.
  자동차 페이먼트와 보험료, 가스 값을 생각하면 이것도 돈을 버는 것이라 마음이 뿌듯하기까지 했답니다. 분도씨는 식당을 하면서도 돈이 아까워 삶은 달걀이나 라면으로 끼니를 때웠습니다. 종업원들 밥 먹는것 이 아까워  꼭꼭 적어 두었다가 월급날 여지없이 제하고는 했지요.
  분도씨 내외는 지극한 정성에 운이 따랐던지 식당은 날로 번창해서 좀 더 큰 식당으로 바꾸고, 또 좀 더 큰 식당으로 바꾸고......
  세월이 흘러 분도씨는 지금은 타운에서 손꼽히는 그럴듯한 식당에 분점도 만들고, 타운 외곽에 버젓한 집에, 유럽산 자가용 두 대에 남부러울 것 없이 생활이 안정 되어 주위에 부러움을 한 몸 에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걸 어쩝니까!
  바닷물은 채울 수 있어도 사람 욕심은 채울 수 없다고 했듯이 분도씨 한테는 고칠 수 없는 고질병이 하나 생기고 말았지요. 병 이름은 <욕심병>
  조금만 더......조금만 더...... 아직은 아니야...... 아직은......

  어느 날 아침 세수를 하다가 화장실 거울을 보니 부석한 얼굴에 눈 아래는 거므스름 하고, 흰 머리는 어느새 삼분의 일은 덮여 있었어요. 그러고 보니 종합진찰 무료 티켓이 하나 있는 것을 생각하고 시간을 내어 병원엘 갔습니다. 분도씨는 진찰을 하고, 피를 뽑고, 엑스레이를 찍고, 소변을 받고......
  병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조직검사 할 것이 있으니 저녁부터 공복 상태로 내일아침에 일찍 나오세요.”

  분도씨는 자리에 누었으나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위가 쓰린 것도 같고, 간이 아픈 것도 같고, 심장 박동이 빨라진 것도 같고......
이리 뒤 척 저리 뒤 척 하다가 뜬 눈으로 밤을 새우고 병원엘 갔지요.

  하얀 긴 드레스를 입은 간호사 가 안내를 합니다. 어느 방 앞에 멈추어 서니 문 위에는 <암병동>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습니다.
  “아니 내가 왜 여기를 ??? 내가 암에라도 걸렸단 말입니까?”
  하얀 긴 드레스가 말없이 등을 밀어 들어갔어요. 그곳은 어둡고 조용한 방이었습니다.
  “아. 아닐 꺼야. 암 아니고말고. 내가 왜 암에 걸려? 아. 조용한 이곳에서 조직검사를 하나보다.” 분도씨는 혼자 중얼거리며 어정쩡 하게 서 있는데 긴 드레스 간호사가 의자를 내밀며 말합니다.
  “이방에는 문이 둘 있어요 이쪽문은 <깔깔문> 이라고 병이 완쾌되어 나가는 문이고요. 저쪽문은 <껄껄문> 이라고. ...하지말껄... 안했으면 좋았을껄... 하는 문 인데요 <껄껄문>은 바로 영안실로 통하는 문이랍니다.”    

  분도씨는 지금까지 살아온 세월들이 필름처럼 지나갑니다.
  형이나 청소회사 사장을 눈알이 튀어 나올 정도로 미워했던 일. 돈이 된다면 물불 가리지 않고 덤볐던 일. 영주권 없는 히스페닉이나 흑인들을 매몰차게 착취 했던 일. 한국 사람이라도 속일 수만 있으면 가차 없이 속였던 일. 주변의 경사는 물론 종업원의 경사도, 모른척 했으며 특히 장례식에는 재수 없다고 퇴!퇴! 하며 멀리했으며, 심지어 주일 헌금이 아까워 성당에도 안 나갔던 일......
  사랑이나 배려는 산 너머에 있는 일. 절대로 돈이 안 된다면 누구도 외면하고 나만 생각하고 살았던 일. 욕심이 뭉치고 뭉쳐 가슴속에서 ‘악마’라는 혹이 자라고 있음을 알아차리지 못한 일. 자린고비 보다 더 인색 했던 일. 아무리 아무리 해도 채워지지 않은 그놈의 <욕심병>.  

  분도씨는 주채 할 수 없는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 합니다. 무서워서도, 슬퍼서도 아닌것 같습니다. 분도씨는 정확한 이유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가슴을 후벼 파는 ‘후회’.
  분도씨는 긴 드레스 간호사의 하얀 치맛자락을 붙들고 애원합니다.
  “제발......제발......<껄껄문>으로만 나가지 않게 해주세요. 잘못했습니다. 정말 잘못 했습니다. 어떤게 행복한 삶의 길인지 조금은 보이는 것 같습니다. 희미하지만 가늘게 조금은 보입니다.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 한.번.만. 네? 껄껄문은 제발 싫어요.”

  “여. 여보. 무슨 잠꼬대를 이렇게 해요? 어머! 이 땀 좀 봐!”
  " 엉??? 여기가 어디야? 내가 깔깔문 으로 나온 거야?“
  “도대체 당신.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분도씨는 콧노래를 부르며 샤워를 합니다. 모든 마음의 때를 씼어 버립니다. 이때 욕심병도 때와 함께 씼겨 져 나갑니다. 분도씨 에게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머리 속이 개운한 것이 세상에 다시 태어 난 것 같습니다. 모두가 새롭습니다. 이민 와서 첨으로 차분하게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마침 그 때 파아란 하늘에 누군가 띄었는지 분홍색 풍선들이 대 여섯 개 바람을 타고 오르고 있었습니다. 따스한 봄 같은 분홍색 풍선들이......
  이때 핸드폰이 울립니다.
“분도씨. 여기 병원인데요. 의사 선생님이 조직검사 안해도 된답니다. 그럼...”
  분도씨는 자동차에 올라 시동을 겁니다.
  “앗싸!!!”
  이 모습을 보고 아스팔트 틈새에 피어있던 키 작은 노오란 민들레가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초록 이파리 들이 바람결에 박수를 보냅니다.
  “화이팅--. 분도씨!”
깔깔문, 껄껄문

  ‘분도‘씨는 이민 온 지 15년째입니다. 이민 1세대로 50을 갓 넘은 평범한 아저씨입니다.
  서울에서는  동 사무소에 근무하는 공무원 이었습니다. 작은 아파트를 팔아 가방 깊숙히 넣어온 전 재산을 이민 안내를 한 사촌 형 에게 몽땅 날리고, 하루가 막막하여 밤 청소 회사에 아는 사람을 통해서 들어갔습니다. 그것도 직장이라고 얼마 지나자 사장과 대판 싸움을 하고 뛰쳐나와, 밤이나 낮이나 형과 청소회사 사장을 향해 이를 갈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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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이야 어찌 되었건 내가 이익을 본다면, 채면도 양심도 없이 심지어 도둑질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마침 한인 타운에 빚 때문에 문을 닫는 한식당을 거져랄 정도에 인수를 하고, 아내와 함께 깜깜한 새벽부터 밤늦게 까지 목숨을 걸고 메어 달렸습니다. 자식이 없는것 을 복으로 생각하면서...... 물론 돈이 아까워 술 담배는 입에도 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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