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아침에

2007.02.14 03:22

정해정 조회 수:472 추천:80

나도 세번씩이나
그분을
모른다 했습니다
때를 알리는 닭 울움 소리는
지레 겁을먹은 내 귀청을 뚫었습니다.

<죽이시오> <죽이시오>

마지막으로 그분은
눈물과 피로 가득한 시선을
내게 주셨을때
나도 재판관 처럼
손을 씼는 척 했습니다

결국은
십자가 형틀에 메달려 죽으실때
모든것이
그분과 더불어 죽었습니다

차마
떠날 수 가 없어
무덤가를 서성였습니다.

주검과. 고요.

바로 그때였습니다.
눈 뜨기 시작한 봄의 새 움을
하늘을 향해 열 채비를 하는
피멍든 자목련의 봉오리를 . 그리고
말씀의 불꽃을 보았습니다

그 분의 불꽃, 불꽃은
죽음까지 태워 버렸는데
잿 속에 남은
약속의 씨앗 한 톨. 살아
새로운 싹을 틔웠습니다

텅 빈 바위 속
그분의 무덤에는
화안한 빛
가득 고이고
할렐루야 하늘의 소리
온 천지를 울렸습니다

할렐루야
할렐루야. 할렐루야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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