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떠도는 섬' 은 우리 모두의 가슴에...

2003.06.17 01:11

무등 조회 수:382 추천:8

이 시는 메트로뉴스 금주의 시감상난에 다음과 같은 옷을 입혀 실었습니다.(6월16일자)
별 일 없으시지요? 동찬씨를 통해 소식은 자주 듣고 있습니다.
언제 한 번 뵙겠습니다.




아직 떠도는 섬
-돌섬 . 열-

문인귀

육이오 때
정부자(鄭富者)만 그랬겠습니까만
목포 앞 바다에
시퍼렇게 뜬 눈 수몰(水沒)당했다지요

정부자(鄭富者)만 아비였겠습니까 만
다섯 살배기 막내딸년
열 다섯 살 나도록 살려만 주라고
살려만 주라고
유독 커다만 피맺힌 절규
파도 위에 남기더랍니다

그렇게 해서 생긴 섬은
열 다섯 해를 네 곱이나 더 살아온
막내 딸 가슴에
아직껏 동동 떠있다는데
어찌 정부자(鄭富者)집 막내딸만 그러겠습니까.


6월25일이 가까워지니 한국의 6.25전쟁이 생각나며 수많은 사람들의 억울한 죽음이 떠오른다. 그 중 최근에 전해들은 목포에서 있었던 정부자(鄭富者)의 주검, 그가 죽임을 당한 것은 부자였다는 그 몫이었다고 한다. 가족들 앞에서 꽁꽁 묶인 채 앞 바다에 내 던져 생수장(生水葬) 당한 그의 죽음은 당시 그의 막네딸이던 정모시인이 이곳에서 함께 문학활동을 한다는 점에서 그 아픔이 더욱 절실하게 공감되는 건 사실이나 생각해보면 이런 일이 당사자들만의 슬픈 전설로 남을 일이 아니다는 것이다. 이것은 곧 한국인인 나 자신의 일이며, 우리 한민족 모두의 일인 것이다.
북핵이다, 반미운동이다 하는 요즘의 한반도 주변의 불안전한 기류와 6.25전쟁을 피부로 느끼지 못한 전후세대들의 지나친 진보성향에 가슴이 조마조마해진다.

문인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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