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재

2007.09.21 02:44

chungjachang 조회 수:955 추천:142



바람 일렁이고 한가로이 구름께
두둥실 반기던
산기슭 고즈넉이 서있다가
어느날 느닷없이 몸체 등지고
때아닌 고통의 무게 양쪽 끝
가지에 내어주고 하리없이 메달려 서있는 허수아비
본디 모습은 간곳도 없고
한줌 손안에 잡혀서
이리저리 깎이고 구푸러져
어느 이름모를 바위위에 동그마니
이끼 뒤집어쓰고 앉아있다
내가 죽어 별이 된다는 아픔으로
형벌을 뒤집어 쓰고
다만 어느 가슴속 검은 숯덩이
환한 흰별이 되어 준다면
그까짓 가지 잘려 나가는 것쯤
속살 드러나는 부끄러운 것도 고이 접을 수 있겠다
무거워 돌바위 낯설어도
휜별이 되어 혼자 감내하고야 마는
향기를 억지로 끄집어 내어
말없이 한껒 서있는 저 고집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 family file 장정자 2009.06.28 721
2 이 순간 file 오연희 2009.01.20 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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