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왠수

2007.11.11 01:34

장정자 조회 수:500 추천:40

하는 짓마다 마음에 안차고
싫어하는 것만 골라서 하는
너무나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저 왠수는
이쁜것 보다 미운것이 백배나  많다

아무리 달래고 얼러도
고집하나는 소심줄 같이 두껍고
30년이라는 시간의 무게는
새털처럼 가볍게 떠나가버려
흰구름 너울대는 창공에서
새처럼 훨훨 달아나고 싶을 때에도,
외로워 울부짖고 서성거릴 때에도
다만 실루엣만 어른거리는 세월 속에서

그러나 더 많은 허점을 가진것을 못본 체
마냥 묵묵히 나무처럼 버텨주면서
못난 산을 지켜준 못난 느티나무

얼굴에 주름이 왜그리 많이 생겼는지
머리는 왜그리 많이 빠졌는지
자기보다 손 윗 사람이
오히려 "어르신 연세는 어떻게?"
허탈함을 얘기할 때 나는
속으로 엉엉 울었다
나이보다 더 늙어버린 저 왠수는
모두가 성에 차지않아 울부짖어 쏘아댄
화살의
조각이 아니던가

불쌍한 저 왠수는
이제는 자기 잘못을 가늠하느라
오히려 쩔쩔매고 있는게 더욱 안쓰러워
어깨를  툭툭 고마워 하면서
한 세상 살아준 회한을 아파한다

몸을 가누지 못할만큼  
신음소리 크게 내뿜어서
서럽게 울켜뒀던 증오와 사랑 사이를
한달음에 씻어
오롯이
아름다운 언어로만
함께 가야할
불쌍한 동반자
그 부침으로.
                                                                장 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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