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레

2007.11.12 03:47

장정자 조회 수:458 추천:43

어떤 흑인하나가 수레를 끌고 간다
어디서 구했는지 커다란 이민가방에 그의 인생이 메달려 간다
카트를 두개 겹쳐서 라디오끈으로 묶은 사이로
음악이 비집고 소리지른다
자기집을 싣고다니는 저 흑인은 하늘에다 근심을 날려 보냈으리라
집이 있으나 페이먼걱정 세금걱정 수도세 전기세 하나
내지 않아도 독촉장이 없다
자유함이 그를 기쁘게 하겠지
지친 삶이 수레를 끌고 간다
온통 검은 색깔로 치장을 한 집체를 검은옷이 함께 간다
유랑하는 가슴은 아무데서나 자리를 펴고
길도 내것 돌도 내것 온갖 시름을 허공에다 던지고
가다가 서면 바로 그곳이 내집이 되는
미국 수레는 슬프다
하염없이 끌려 다니는 여정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가도가도 보이지 않는 허무를 향한
그림자 따로 가는
아련한 아픔이.
                                장 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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