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되니까 골프다

2011.09.29 00:45

장정자 조회 수:305 추천:19

왠  휘청거리는  바람불어
골프를  시작했다
그냥  푸른  그린  밟고서서  싱그런  햇살
부둥켜  안고  그깟  조그만  공  하나
똑똑  치면  되는  것을
뭐  그리  호들갑을  떨고  야단법석을  해댈까
했다

거기에  심오한  인생이  있음을  
애초에  몰랐다
생각대로  안  되는  게  
세월은  늘  안  되는  것만  묻어  있는건지

그래서  더  외롭고  안타까웠는지  모르겠다

거칠  것  없이  맘먹은대로  술술  풀린다면  또  어쩔뻔  했을까
답답하고  느슨해  져서  오히려
맥없이  주저앉았을  지도  모르겠다

골프가  그리  풀리지  않는  인생처럼
생각대로  안  된다
어디로  날아갈지
페어웨이가  저  쪽인데
엉뚱한  곳으로  떨어  트리는  후회를  반복하는  어리석음을
뉘라  알랴
내  맘과는  달리
날려  보내는  속절을  어이  달래려  하는가
수없이  되풀이  되는  아쉬움과  설렘을
그깟  조그만  공하나에  걸고
손바닥  넓이도  안되는  홀에  못  넣어서
우는  슬픈  날들이여

움추려  들고  숨고싶은  날들을
깃털처럼  잊으려고
몰래  괴로워  했던  인생을
아!
아무리  해도  안되는  게  골프다
그린  위에서
인생을  펼친다

그래,  안되니까  골프다

  작은  세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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