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단지
2007.09.13 01:48
마켓에 들려 바삐 나오는데
누군가 불쑥 종이 하나 건넨다
받는것이 귀찮아 먼산 보듯
피한다
나를 잡아끄는 무엇이 뒤를 돌아보게 하여
시야에 들어오는 장애인 하나 거기
지팡이 짚고 서서 공손하다
앞서 간 사람, 종이 뿌리치고 침까지 뱉고
그보다 더 바보같은 나는
용케 피했다고 안심하다가
전단지 굴러 떼굴떼굴 구르는 모습이
꼭 나를 달은 듯 하여
마구마구 장애인보다 더 큰 장애를 가진 나를 보다가
서러워 움찔대는 나는 뒤돌아 서서
전단지 다시 받아들고
잠시 종이에 쓰인 글 "예수 믿으세요"
괴로운 나를 하늘이 비웃을까봐
뒤돌아 몰래 서러워하는 나는
서러움 보다 더 부끄러운 나는.
누군가 불쑥 종이 하나 건넨다
받는것이 귀찮아 먼산 보듯
피한다
나를 잡아끄는 무엇이 뒤를 돌아보게 하여
시야에 들어오는 장애인 하나 거기
지팡이 짚고 서서 공손하다
앞서 간 사람, 종이 뿌리치고 침까지 뱉고
그보다 더 바보같은 나는
용케 피했다고 안심하다가
전단지 굴러 떼굴떼굴 구르는 모습이
꼭 나를 달은 듯 하여
마구마구 장애인보다 더 큰 장애를 가진 나를 보다가
서러워 움찔대는 나는 뒤돌아 서서
전단지 다시 받아들고
잠시 종이에 쓰인 글 "예수 믿으세요"
괴로운 나를 하늘이 비웃을까봐
뒤돌아 몰래 서러워하는 나는
서러움 보다 더 부끄러운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