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서의 리듬의 속성,존재양상

2015.10.28 07:42

정국희 조회 수:157

1) 시에서의  리듬의 속성, 존재 양상

                                                                                                                 정국희


 

 

         먼저 리듬의 속성이란 일정한 속도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울림이라고 말하고 싶다. 다시 말하면 흐름을 타고 도는 규칙적인 속도로서 세상 모든 만물에 깃들어 있는 혼이라고 해도 될성 싶다. <현대정신의 감각>에서 홍용희 교수는 지상의 모든 삼라만상의 생명과정은 해와 달의 움직임에 상응하는 거대한 오케스트라에 비견된다고 했다. 이를테면 삼라만상의 모든 운행 원리는 리듬의 반복을 통하여 동일성의 현상이 나타나며, 본질의 실존 현상이 나타난다는 뜻이라고 하겠다.


        그렇다면 리듬은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부터 오는가. 리듬은 바로 끊임없이 부는 바람과 햇빛을 통해서 오는 고요한 실존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물속에 사는 피라미 한 마리에도 비늘에서 오는 리듬이 있고 하물며 지느러미에도 리듬이 있기 마련이다. 말하자면 리듬은 한마디로 우주에 흐르고 있는 와 같은 요소라고 하겠다. 이를테면 모태부터 호흡의 박동을 들으면서 자란 우리 몸은 어쩌면 이미 리듬을 타고 있다고 봐야겠다. 맥박이 그렇고 심장이 그렇고 걸음걸이 또한 온통 리듬의 존재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리듬은 소리의 모형화로서 음악에서는 중심적 구성을 이루는 결정체다.


        시에서 언어학상의 소리는 음악과는 도무지 경쟁할 수는 없지만 문맥이나 어조 등이 결합하여 음악적 효과를 낼 수 있다. 만약 음악에 리듬이 없다면 그건 소리에 불과할 것이고 시에 리듬이 없다면 그저 언어에 불과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시에서의 리듬은 정서적 파문으로 울리는 감동이라 하겠다. 또한 시를 질서의 체험화라고 할 때 이 질서화는 리듬에서 주어지며 통일성과 연속성과 동일성의 감각을 준다. 즉 시뿐만 아니라 완전히 서로 다른 것도 선율을 타면 유사성이 되고 또한 리듬을 통해서 이질성은 동질화 된다고 하겠다.

 

       리듬에서 중요한 부분에 속하는 음보(한 호흡 단위로 느껴지는 운율)는 음절이 모여 행을 이루는 단위로서 휴지(休止)에 의해 구분된다. 이를테면 3음보와 4음보는 우리 시행을 이루는 기본 율격이다. 3음보는 주로 서민계층의 세계관에 대해 서정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리고 4음보는 사대부의 귀족계층의 세계관으로서 역동적으로 표현되었다. 따라서 현대시는 3음보와 4음보의 두 가지 율격을 구비한 7.5조라고 하겠다. *그러므로 시의 리듬은 운율, 곧 운과 율을 지칭하는 개념이다. 따라서 리듬은 기표의 반복성이므로 소리의 반복을 비롯하여 음절수, 음절의 지속, 성조, 강세 등 여러 상이한 토대에서 이루어진다. *김준오 (시론P135)

또한 시에서 리듬이란 언어를 음악적 효과가 나도록 소리를 유형화한 것이며 의미를 확충하도록 소리를 작품 속에 조직하는 것이다. 또한 정형시의 리듬은 한시나 영시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소리의 반복으로서 압운(각운, 두운, 자음운, 모음운)과 율격을 기본으로 한다. 오규원 (현대시작법 P390)

 

       시 속에 있는 모래 한 알에 바람과 햇빛의 리듬이 들어있듯, 봄의 리듬으로 꽃이 피고 가을의 리듬으로 낟알에 씨눈이 생기듯, 우주는, 보이지 않는 리듬으로 세상을 움직여 가고 있다. 그러므로 음악을 통한 지상의 모든 만물에는 리듬의 혼이 확실하게 존재하고 있다.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0
어제:
4
전체:
87,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