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세상
2012.10.19 00:57
무서운 세상
검은 찐드기 속
생쥐 한 마리
죽음에 오래 머물러 있더니
더 이상 움직임이 없다
쥐 죽은 듯 조용하다
살아남으려고 뻐팅길수록
더 깊이 빠져들던 수렁
죽음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
안간힘으로 진저리치던 신경들이
나댈수록 줄어들어
죽을힘을 다해 죽었다
하루에도 열두 번씩
눈감고도 들랑거리던 통로에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던
듣도 보도 못한
신종 덫이 놓였을 줄이야
굴욕스런 죽음을 본
같은 족속들
뱀처럼 지혜롭게 살아야 해
세상엔 믿을 게 하나도 없어
후유~~ 진땀내며 지나가지만
몇 미터 앞에 놓인 찐드기에
똑같은 변을 당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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