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
2013.03.12 13:13
질투
고깃근 끊어다가 익혀주지 않아도
대놓고 이죽거려본 적 없이
틈만 나면 뽀닥뽀닥 핣아 주며 살았는데
쑥스러움 홍조로 대신하고 넙죽넙죽 올라타서
한 시간을 좋히 몸 위에서 놀아도
네이년! 하고
머리채 나꿔챌 사람도 없고
한 이불 덮고 숫제 함께 뒹굴어도
걸거칠 것 하나 없이 좋았는데
며칠 전,영감 뒤를 살랑살랑 따라온
저 요망한 계집 땜에
조용한 집안에 사단이 났다
추운밤 꼬리 살살치며 달라붙는 것이
혹시 갈 곳이 없나
행여 소박이라도 당했나
안스러워 데불고 왔다는데
처음엔 낯설어 다소곳 하더니만
나중엔 두 눈 흡뜨고 노려보지를 않나
둘이 있는 꼴을 못보고 용심을 내 쌓더니
지난밤엔 아예 손톱까지 세워 훼방을 놓았다
같잖은 것이 육갑하면 영도다리 밑에 초생달 뜬다더니
후안무치로 달겨드는 꼴이 눈썹 밑에 둥근달이 떠있다
더 넉장거리 할 노릇은
주인영감이 저 영물과 나를
똑같은 種子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23 | 이런 날은 | 정국희 | 2015.01.12 | 212 |
122 | 2013년 11월 기휙 (유심) 정국희 시 | 정국희 | 2015.01.04 | 272 |
121 | 몸 속 비밀을 읽다 | 정국희 | 2015.01.02 | 103 |
120 | 딩요 | 정국희 | 2014.12.09 | 83 |
119 | 다음 생이 있다면 | 정국희 | 2014.12.03 | 138 |
118 | 다산초당 | 정국희 | 2014.08.11 | 164 |
117 | 딸들아 | 정국희 | 2014.07.13 | 189 |
116 | 시를 품고 살아서 | 정국희 | 2014.06.17 | 169 |
115 | 얕은 잠 | 정국희 | 2014.06.03 | 300 |
114 | 아름다운 회상 | 정국희 | 2014.05.28 | 163 |
113 | 바람의 습성 | 정국희 | 2014.05.19 | 241 |
112 | 자카란다 | 정국희 | 2014.05.15 | 230 |
111 | 국화 | 정국희 | 2014.05.11 | 290 |
110 | 일상의 길목 | 정국희 | 2014.05.09 | 250 |
109 | 떠남은 도착을 위함이라 | 정국희 | 2013.10.22 | 234 |
108 | 초상화 | 정국희 | 2013.10.15 | 280 |
107 | 바람 횡한 날은 | 정국희 | 2013.08.20 | 412 |
106 | 헬멧 | 정국희 | 2013.07.29 | 375 |
105 | 동창회 | 정국희 | 2013.07.10 | 495 |
104 | 소리 3 | 정국희 | 2013.06.21 | 4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