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에서

2013.04.02 13:08

정국희 조회 수:560 추천:37

가게에서




수상한 놈은 들어올 때부터 다르다
그런 놈은 영락없다
실실 곁눈질을 하는가 하면
쉽사리 물건을 고르지 못하고
설렁설렁 겉돌면서 동태를 살피다
기회다 싶으면 잽싸게 행동한다

끝내 기회를 포착 못한 놈은
언제 문 닫느냐며
쓰잘데 없는 질문을 던지거나
꼭 없는 물건을 골라 넌즈시 물어보고
머쓱하게 나간다
그런 놈은 그래도 양심이 있는 놈이다

아예 작정하고 온 심장이 까만 놈은
상황히 뒤바껴져
당사자는 침착한데 되려 내가 떤다
복원될 수 없는 변두리 뒷골목을 꽤차고 태어난 듯
성큼성큼 태연하게 들어와서 무조건  들고 내빼면
눈 빤히 뜨고도 당해내야 한다
숫제 버텨내야만 한다

살다 보면
내 것도 내 것이 될 수 없을 때가 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3 이런 날은 정국희 2015.01.12 212
122 2013년 11월 기휙 (유심) 정국희 시 정국희 2015.01.04 272
121 몸 속 비밀을 읽다 정국희 2015.01.02 103
120 딩요 정국희 2014.12.09 83
119 다음 생이 있다면 정국희 2014.12.03 138
118 다산초당 정국희 2014.08.11 164
117 딸들아 정국희 2014.07.13 189
116 시를 품고 살아서 정국희 2014.06.17 169
115 얕은 잠 정국희 2014.06.03 300
114 아름다운 회상 정국희 2014.05.28 163
113 바람의 습성 정국희 2014.05.19 241
112 자카란다 정국희 2014.05.15 230
111 국화 정국희 2014.05.11 290
110 일상의 길목 정국희 2014.05.09 250
109 떠남은 도착을 위함이라 정국희 2013.10.22 234
108 초상화 정국희 2013.10.15 280
107 바람 횡한 날은 정국희 2013.08.20 412
106 헬멧 정국희 2013.07.29 375
105 동창회 정국희 2013.07.10 495
104 소리 3 정국희 2013.06.21 417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1
어제:
10
전체:
88,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