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

2014.05.11 07:05

정국희 조회 수:290 추천:12

국화


                        
                        
거칫하면 움츠려들었던
개방적이지 못한 육체
억압하고 감금하며 살아 냈구나

일거수일투족에 따라붙었던
도덕의 잣대
전주곡처럼 앞세우고
씨받이 옥수수같이 영글게 살아 냈구나

클라리넷처럼 감미롭게 스며들던
애로틱한 감정
서릿발 같은 긴장감으로 희석시켰던
가열假熱한 내 청춘
야릇한 감정 하나 품어보지 못하고
꾹꾹 눌러 발효시키며

한 번도 거나하게 취해 본 적 없는
식전 공복 같았던 일상
피폐한 정신을 내 순결한 언어로
꿀꺽꿀꺽 가다듬고
둔탁한 현실 어르고 추스르며
용케도 잘 살아 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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