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
2012.08.30 00:51
그 남자
파킹랏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밧데리가 나갔다고도 하고
무슨 선이 끊어졌다고도 했다
토잉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 했을 때
선한 눈빛으로 다가온 남자
이것저것 살피더니 공구까지 사들고 와
닦고 조이고 중간중간 밝은 미소 보내준다
염려 말아요 안심하세요
전생에
우린, 무엇이었을까
쓰윽 닦는 땀방울
인복이라 하기엔 베푸는 인정이 애련하다
마치 몇 겹 전생에 남편이었던 것 처럼
등이 완강하지 않는 남자
기름때가 낄 때쯤 시동이 걸렸다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었다며
손사래 치고 그냥 사라진
전생에 무엇이었을 그 남자
굳 사마리탄이었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03 | 소리 2 | 정국희 | 2013.06.21 | 370 |
102 | 산국 | 정국희 | 2013.05.11 | 628 |
101 | 오늘 | 정국희 | 2013.04.26 | 456 |
100 | 가게에서 | 정국희 | 2013.04.02 | 560 |
99 | 질투 | 정국희 | 2013.03.12 | 484 |
98 | 남의 말 | 정국희 | 2013.02.18 | 560 |
97 | 상현달 | 정국희 | 2013.02.11 | 653 |
96 | 사주팔자 | 정국희 | 2012.12.26 | 794 |
95 | 향수 | 정국희 | 2012.11.30 | 591 |
94 | 눈빛 | 정국희 | 2012.10.30 | 566 |
93 | 무서운 세상 | 정국희 | 2012.10.19 | 555 |
92 | 그늘 | 정국희 | 2012.10.04 | 650 |
» | 그 남자 | 정국희 | 2012.08.30 | 631 |
90 | 대책 없는 수컷 | 정국희 | 2012.08.20 | 645 |
89 | 빛 | 정국희 | 2012.07.20 | 631 |
88 | 점심과 저녁사이 | 정국희 | 2012.06.11 | 913 |
87 | 계절 | 정국희 | 2012.05.30 | 649 |
86 | 마네킹 | 정국희 | 2012.02.29 | 743 |
85 | 단전호흡 | 정국희 | 2012.02.09 | 732 |
84 | 나이 값 | 정국희 | 2012.02.21 | 7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