놋그릇
2009.08.15 14:44
놋그릇
아웃도어 스왑밋
각종 인종들이
마치맞게 터 잡고 앉아
복작복작 흥정하여
공치고 가는 사람 없는 곳
기웃기웃 나도 섞어 중심이 된다
붐빔 속
구질구질한 헌 것들 나열된 뒤 쪽
심드렁 놓여 있는 놋그릇 하나
갸우뚱,나를 본다
멋 모르고 따라나선 길이
이국땅이었나 보다
본차이나에 밀려나 더부살이로 연명한 듯
이리저리 옮겨다닌 팔자가
명절 때마다 놋그릇 쌓아 놓고
반짝반짝 닦아내던 봉순이 언니 같다
쌩 총각인줄 알고 애까지 낳고 살다
청천벽력 유부남으로 들통난 뒤
맘 못 잡고 떠돌다가
외국으로 갔다는 소문만 들었는데
어느 벽에 못처럼 콕 박혀
잘 사는줄 알았는데
덕지덕지 엉겨 붙은 인곡의 세월
뿌리치지 못하고 데리고 와
지병같은 푸른 녹 박박 벗겨 놓았더니
고봉밥 담아논 듯 배부른 모습이
제 고향 돌아 온 듯 평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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