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문득,

2006.11.18 15:59

구자애 조회 수:622 추천:32

백지위에 글을 쓰다가
혹은 괜한 말을 하다가
쑥스러워 한켠에 그림을 넣다가
가만, 색을 입혀보는 것이다
베이스로 엷은 색을 깔다가
아니, 좀 더 생동감 있게
명암도 넣어가며 덪칠을 해보는 것이다
그러면 더 예쁠 것 같아서
곁들인 색깔로 인해 한결 멋있을 것 같아서
욕심 부르는 일이 순간인 것이다 이렇듯,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한 마음이 되어가는 줄도 모르고

더께 더께 얹은 생각들을 멀리 놓고
다시 한번 곰곰히 느껴보는 것이다
사랑이,
사랑이라는 것이,
사랑으로 돌올하게 남아 있으려면,
밑그림 같은 건 애시당초
깔지 말았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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