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혜찻집의추억

2005.05.09 13:19

피노키오 조회 수:431 추천:13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점점 까맣게 까맣게 깊어만 가는 밤임다. 까만 밤하늘에 하얗게 하얗게 휘날리고있는 함박눈. 누군가 보고싶고 그리워지는 밤입니다. 내가슴을 까맣게 태우는 그리움 그리고 외로운밤입니다. 오늘밤엔 폴모리악단의 이사도라를 선곡했습니다. LP판 시절... 턴테이블위에 LP판을 올리며 조용히 조용히 속삭이듯이 맨트를했다. 정말로 그랬다. 밤하늘엔 주먹만한 하얀눈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그렇게 크지않지만 앙증맞은 찻집! 조그마한 스피커에선 폴모리악단의 이사도라가 잔잔히흘렀다.. ************************************ 초등학교 동창 어머니가 운영하는 조그마한 찻집! 친구집에 놀러갔을때에' 준아! 너 우리 찻집에 취직하지않을레? 예~~~~ 하죠 하구말구요.. 난 기뻐서 어쩔줄 몰라했다. 지금 기억에 서울 청량리역에서 동쪽 (현)상봉동 터미날쪽으로 오다보면 중량교를 바로 건너 극장이있었는데 바로 맞은편 자그마한 건물. (근혜찻집)내부는 아주 아담했다.... 한구석에 DJ ROOM이 한평정도 되었고 진공관 오디오와 멋진 턴테이블... 수백장의 레코드 그리고 조그마한 스피커가 천정 네 곳에 매달려있었다.. 차는 주로 원두,녹차,인삼차,국산차 그런 주류였다. 밤 8시 정도 되면 손님들이 우루루 몰려온다. 손님들은 주로 그부근 공장 직공들 아니면 버스 안내양... 얼굴과 코가 빠~~알개서 들어온다. "어휴 춥겠다 어서와요" 친구의 어머니는 추워서 빨게진 얼굴을 당신의 따스한손으로 어루만져준다. 어휴~~ 안스러우신가보다. 그랬다. 당신의 고운 딸(근혜)이 그해 피부암으로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그래서 찻집(다방)을 인수 하여 간판상호를(근혜찻집)했고 찿아오는 모든이들을 당신의 고운 딸인양 보살펴주실려고 찻집을 운영하신다고 친구에게 듣고있는 터였다. 그리고 짬이나시는데로 핑크색과 회색실을 구입하여 벙어리 장갑을 뜨게질을 하셨다... 추운날 장갑을 하나씩 당신의 고운 딸인양 선물을하신다. 그때 당시 예쁜 엽서전에 출품한 나의 작품을 DJ ROOM 입구에 압핀으로 걸어놓았고... 홀에는 내가 대충 먹물로 그린 로링스톤즈,레드 제플린, 그리고 아바...의 그림을 액자로 꾸며 걸어놓았다... 오늘따라 쪽찌 바구니는 넘쳐흘렀다. 홀이 한하게 웃음바다로. 난로위에 주전자에선 따스한 보리차가 끓고있고 그 환한 미소속에 음악은 스며들었다. 아주 앙증맞고 꼼꼼하게 접은 쪽지를 풀러본다. 깨알같은 조그마한 글씨가있었다. "사랑하는 디제이 아저씨 음악 신청합니다" "영어로 안쓰고 한글로 써서..." "아바에 허니허니 하구요" "킹크림슨의 에피탑" 들려주셔요! 같이 듣고싶은 분은 우리 찻집엄마! 나의 가슴이 찡했다. 모두다 마찬가지인걸~~~~ "예~~~~ 들려드리구말구요 전 영어보다 한글이 좋아요" "한국사람이 한글로해야죠 미국사람 한국말할려면 못해요" 어느날 보다 더 웃음을 잃지으시는 당신 흐믓해하신다. 자~~~ 음악 나갑니다. 어여쁜 아가씨 삼총사인가요 세분? 새벽 1시 퇴근시간 청소하고 치우고 나면 1시반정도 밖에나오니 매섭게 바람이 휘몰아친다. 내 팔에 당신의 팔을 끼우시며 "준아! 넌 어쩜 이렇게 몸이 따뜻하니? 점점 끌어안으시면서 걸었다. 이젠 어머님도 늟어가시는군요 준아! 오늘 새벽엔 남대문 시장좀 다녀오자.. 커피, 녹차, 그리고 필요한 물품 성냥, "아~~~이뻐라" 아주 귀여운 찻잔을 고르시는 어머님의 옆 모습이 아름답다 못해 경건했다. 당신의 아름다운 딸들을위해 따스하게 끓여서 이 찻잔에... 그런 생각을 하시는듯했다... 준아! 오래토록 나와 같이 이렇게 지내자... 내 딸같이 응...!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녜 어머니... 몇해전인가 동창회 관계로 그곳을 찿아가니 많이도 변했다.. 흔적도없고 그자리엔 아파트와 백화점이 들어서있고 붉은 석양만이 흐르고 있었다. 어스름한 노을에 어머님의 모습이 보이는듯했다. 따스한 어머니... 마음이 아름다운 어머니.... 속으로 몇번이고 되 뇌였다.. 아름답기만한 추억을 더듬으면서.... 자꾸 자꾸 눈물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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