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03 09:34
흔적 / 크로아티아의 집시
홍인숙(Grace)
우리는 모르지요. 이국 해변가에 남겨진 육중한 전설을. 지난날의 서늘한 흔적들을. 세상길 돌고 돌아 첫 만남의 거리가 낯설지 않아 수많은 인파 속 갓난아이 품어 안고 구걸하던 여인 곁에서도 나는 누구일까, 어디서 왔을까, 궁금하지 않았어요.
하늘 아래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다 영원히 사라지고, 나 또한 광대한 세상에 하나의 입자로 떠돌다 어느 날 한 모퉁이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을.
칭얼대는 아가의 얼굴에 떨어진 한 조각 햇살이 신의 이름으로 모자의 행복을 기원할 때, 우수 가득 눈망울에 스치던 그녀의 미소가 남긴 정다운 말. ‘나는 당신이 누구인지 알아요. 나도 당신이 낯설지 않으니까요.’
아직도 잠 속에서 만나는 슬프도록 아름다운 거리, 그리고 그녀.
(버클리 문학 3호 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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