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8.21 09:13
삶의 뒷모습
홍인숙(Grace)
쓸쓸한 것은 사람의 뒷모습이다
홀로 앉아 밥을 먹는 사람의 뒷모습이다
세상사 잠시 잊고 굽은 어깨를 숙여
후루룩 후루룩 국밥을 먹는 뒷모습이다
온종일 침상에서 헝클어진 백발로
국밥 한 그릇 입맛나게 드시는
아버지의 구부정한 등
울컥, 쓰다듬고픈 연민이 차오른다
슬픈 것은 사람의 뒷모습이다
늙고 병든 사람이
좋아하는 음식에 얼굴을 묻고
한 끼 식사에 열중하는 뒷모습이다
(미주 중앙일보 문예마당 8/15/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