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오늘:
33
어제:
13
전체:
457,779


상한 사과의 향기 <해외동포문학>

2006.05.15 15:24

그레이스 조회 수:236 추천:38


상한 사과의 향기 / 홍인숙(그레이스)



벌레가 베어먹은 과일의 향이
더 짙고 달다는 것을 알았다
상처를 안아본 사람의 가슴이
더 깊고 따습다는 것을 안 것처럼

일상에 예기치 못한 일들이
불쑥불쑥 찾아들 때면
깊은 수렁을 허우적거리며
날카로운 계단을 올랐다

어느 날, 문득 다가온 얼굴
상처투성이 살갗을 부비며
내려다 본 그 곳엔
어느새 훌쩍 커버린
사과나무로 내가 서 있었다

상한 사과의 짙은 향기처럼
내게도 이젠 성숙의 냄새가 풍겨난다
깊고 따뜻한 가슴도 만져진다

허우적거리던 수렁 속에서
소리 없이 자란 내가 대견스런 날

눈부신 하늘이
맑은 눈물 한 방울 떨어뜨린
여름날의 오후처럼.

<해외 동포문학>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8 가게집 여인 < S.F 문학 2호 > 그레이스 2004.08.25 357
127 후회 없는 삶 < 크리스챤 타임즈 > 홍인숙(Grace) 2004.08.21 343
126 저 높은 곳을 향하여 <한국일보> 그레이스 2006.10.13 339
125 마르지 않는 낙엽 < 크리스챤 타임즈 > 홍인숙(Grace) 2004.08.23 339
124 사랑의 편지 < 크리스챤 타임즈 > 홍인숙(Grace) 2004.08.20 336
123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해외동포문학> 그레이스 2006.05.15 330
122 둘이서 하나처럼 <한국일보> 그레이스 2004.08.17 329
121 잠든 바다 < 문예운동 2003 . 가을> 그레이스 2004.08.26 322
120 세월 < 수상작 / 시마을 2000년 > 그레이스 2004.08.25 322
119 목사님의 빈자리 < 크리스챤 타임즈 > 홍인숙(Grace) 2004.08.20 320
118 꽃을 피우는 사람들 <샌프란시스코 펜문학 창간호> 그레이스 2005.02.13 319
117 신발 한 켤레 <동인집 / 시간이란 이름 속으로> 그레이스 2004.08.25 317
116 하늘 아래 우리 둘 < 시마을 문학회 동인집 > 그레이스 2004.08.25 313
115 어느 가을밤에 찾은 주님 <한국일보> 그레이스 2004.08.25 312
114 일본인의 용기 < 크리스챤 타임즈 > 홍인숙(Grace) 2004.08.20 310
113 아버지의 훈장 <한국일보> 홍인숙(Grace) 2004.08.17 308
112 마주보기 <한국일보> 홍인숙(Grace) 2004.08.17 306
111 약속 < S.F 문학 2호> <시마을 문학회 사화집 5호> 그레이스 2004.08.25 305
110 날개, 안개 자욱한 날에 [한맥문학동인 사화집 2003] 그레이스 2004.08.26 304
109 자유로움을 위하여 < 한국일보 > 홍인숙(Grace) 2004.08.17 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