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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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얼굴

                 홍인숙(Grace)
  

어느 날
정지된 시간 속에
불현듯 슬픈
한 영혼을 만난다  

촛불이 흔들리듯
숱한 인연의 매듭을 지나
긴 그림자로 서 있는
삶의 흔적

아우성치던 욕심만이
남루한 이불로
누워 있다
  
바람을 가르며
숨차게
달려온 세월

그러나
지금 내 앞엔
허허로이 맴도는
낮선 얼굴 하나

텅 빈 거울 속으로
하루가,
하루가
지고 있다.



( 동인집 / 시간이란 이름 속으로 2001/09 )
( 중앙일보 / 중앙 시단 2002.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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