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8.25 08:28
눈 먼 새의 노래
홍인숙(Grace)
소리없이 내려온 눈꽃들을
떨리는 손끝으로 감싸안으면
가슴 가득 젖어오는 겨울 이야기
외롭지 않아--
가슴 속 저만치 외침이건만
손 끝에 묻어나는 당신의 계절은
오늘도 외로움으로 내려옵니다
당신의 뜻이었다고 믿기엔
아니, 그리 믿어야 했기엔
아픔이라는 말조차 부끄러운
긴 날 흔들거림을 추슬러
소리없이 내려온 눈꽃을 안으면
아, 번져옵니다
당신의 사랑하심이
불쌍타 주시는 갑절의 사랑이
이젠 순종해야지
캄캄한 세상에 행복해야지
눈감고 만나는 그리움으로
세상에 떨어진
나의 날을 살아야지
어머니가 가도
누이가 가도
당신께서만 빛으로 계신다면
* 시작노트
맹인 강영우 박사의 일생을 그린 [눈 먼 새의 노래 ]
영화를 보고 받은 감동과 맹인들의 애환을 생각하며 ..
( 7/14/95 한국일보 )
( 동인집 / 시간이란 이름 속으로 2001/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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